천천히 지나갑니다

#5. 기다림

by 플루토

기다림은 뭔가 애달프다.

기다리고 있으면 설레고 또는 걱정되고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이 든다.

‘이건 뭐 안 좋은 거 투성이잖아.’

항상 마음속으로 되뇌이는 말 중 하나는 ‘기대하지 말자’다. 기대와 기다림은 닮아서 둘 다 나를 안절부절못하게 한다

어느덧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 된 지 한 달이 다되고 종합 조회수를 1000을 넘었다.

처음에는 비밀의 화원 에세이를 올렸지만 잠시 쉬고 다시 글을 본격적으로 올릴 때엔 우울단편선 시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지만 에세이와 단편소설 긴 호흡을 올렸다.

사실 아주 작은 소시민 브런치라 많은 구독자수나 조회수가 나오신 분들이 보면 귀엽게 여기겠지만 1000분이나 내 글을 보았다는 감사함은 참으로 큰 것 같다.

소회를 또 글을 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선순환인가!

아무튼 구독자도 6분이나 해주시다니(심지어 오늘만 구독자가 2명이나 늘었다) 정말 감사하다.

브런지 입문을 한 뒤 금방 구독자 수가 늘지 않을까 김칫국을 여러 번 마셨지만 그게 참 쉽지 않았다.

우선 글을 규칙적으로 써야 유입이 늘어난다길래 글을 쓰지만 생각보다 성실한 글쓰기는 여러모로 쓰다.

정체된 것 같은 답답함에 매일 써야지 하는 마음도 잠시 식곤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쓰고 싶은 영감을 받은 쓴 글에 라이킷이 받고 나중에는 라이킷만 기다리는 꼴이지만 그럼에도 해소하고 나면 뿌듯하다.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나의 부스러기를 남겼구나. 작은 마음의 부스럼을 모았구나. 안도감이 든다.

적당히 보기 좋은 계단식 성장도 하고 있어 더욱 꾸준한 글쓰기를 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몇 편 쓰지도 않았지만 슬럼프가 온 적이 있다.

앞서 말했지만 당장만 해도 조회수와 라이킷이 적어 크게 낙담을 했다.

분명 반짝이는 영감에 나의 유치한(?) 감성을 입혀 내놓은 작품들이 그렇게 상품성이 없나 했다.

시식이라도 해보시지. 뭐 이런 안타까움.

작가분들은 다 공감하시겠지만 내 작품만큼 아깝고 소중한 것이 없다.

마음이 식어가다가 영감마저 찾아오지 않을 때 무엇을 써야 하나 짜내곤 했다.

다른 분들의 브런치에 놀러 가고 글들을 읽어볼 때면 어떻게 하고 싶은 말, 해주고픈 말,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저렇게 많은 지 부러웠다.

내가 짧은 글(시)을 쓰고 이유 중 하나는 영감이 물론 짧게 다녀가는 것도 있지만 한정적인 이야기 소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크리에이터 배지를 주어지는 역량에서도 마찬가지로 전문성이라곤 없는 내게, 다른 역할도미미하여 기대도 하지 않았다.

요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브런치 수익금도 어쩌면 나와 먼 이야기 같은 생각이 든다.

여행도, 결혼도, 김밥마저도 당장 나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 쓸 수 없는 내게 어떤 소재가 좋을지 아직 찾는 중이다.

그럼에도 간간이 찾아오는 영감에 시를 쓰고 감성을 나누고 이러다 보니 기다림에 대한 내성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


기다림, 우리는 무엇을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나.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나, 바라왔던 꿈을 소망하나, 떨어져 있는 님을 그리워하나

기다림에 대한 자세는 모두 다르다.

나의 태도라고 하면 애달픈 기다림이었다.

나이기 들어가면서(몸만 늙어가는 처지이지만) 안 좋은 것만 있지 않은 것 같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을 배우고 거기에 몸을 맡기는 것도 조금은 알 것 같다.

이렇게 나의 흔적이 쌓이는 브런치, 나의 역사의 일부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