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사

작은 일기장

by 플루토

안녕. 여러분. 나예요. 나.

반가워요. 반가운가. 반가우려나. 반갑긴 하겠지.

기다렸나요. 기다렸다고 해줄래요.

글쎄요. 오랜만에 브런치에 들렀고 글을 하나 남겨요.

작년 11월부터 멈춘 일기를 나의 작은 일기장에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몇 개월 만에 쓰는 건데 우리는 영 어렵고 낯설고 버겁고 두렵기만 해요.

다만 아무도 보지 않는 흰 여백에 나 혼자 주저리 떠들고 그리고 위로를 받고 이런 이유로 글이란 걸 쓰지 않겠어요.

이렇게 글을 쓴다는 것도 이 아까운 여백에 남겨도 누가 뭐라 하진 않겠죠.

다행입니다.

그럼 오늘의 첫인사는 여기까지.


첫인사는 끝이지만 추신이 조금 길지도 몰라요. 너무나도 쓰고 싶은 말이 많은 걸지도요.

아니에요. 나는 쓰고 싶은 편지가 많은 것 같아요. 간절한 이야기를 담은 그런 말을 꾹꾹 눌러 담아 애정 어린 그대에게 보내는 거죠.

아쉽게도 그런 사람이 없어 알 수 없는 익명의 그대에게 보냅니다.

작은 고백이랄까요. 작은 일기장 안 제일 어울리는 고백은 조금 안타까운 사연 하나입니다.

오래 전은 아니고 최근은 아닌 그 어딘가에서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앓는다는 말도 참으로 웃기긴 해요. 보이지 않는 질병을 앓는 다니 때로는 공허하고, 때로는 절망적이다가, 때로는 나를 포기한 이 순간을 앓았던 시간들이 우울증이겠죠.

우울단편선을 적는 동안에도 나의 우울은 한 없이 커져만 갔던 것 같습니다.

한동안 글이 뜸했던 것은 조금 나아졌다는 방도겠지만 그럼에도 여름이 울었던 것처럼 겨울 역시 슬프기에 다시 마음도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이상합니다. 마음이 어딘가 고장이 난 건가 뇌가 망가진 건가 몸이 게을러진 건가 아니면 모두 망해버렸나.

의식과 혐오의 교차 속에 살고 있으면서 그 어떤 미래도 보지 못하는 -기구하지도 않은- 운명을 탓하는 제가 있습니다.

분명 나는 쏟아지는 분수 같았는데 목 어딘가 큰 울음이 집어삼켜버립니다.

그런 연유로 나의 추신도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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