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리몽땅 발가락을 위한 피날레
이것은 발가락인가, 개복치인가?
한동안 발가락은 건강하게 지내고 있었다.
오랫동안 계속될 것 같던 평화는 2년 전 막을 내리게 되는데...
내 짜리몽땅 발가락은 정상적인 발가락에 비해 성장을 멈추었기에 마디 하나가 없다.
또한 하나의 결점이 있는데 발가락의 방향이 바깥쪽으로 향한다는 것이다.
마치 발가락이 뿌리를 향해 자라는 것이 아니라 혼자 삐죽 나와있다.
다행히 그동안 안전하게 지내왔지만 한 번 충격이 가해지니 급격히 약해졌다.
2년 전 그저 지나가다 의자에 발가락에 걸려 찧었는데 그 이후 급격한 통증을 느끼고 병원에 갔다,
솔직히 뼈가 부러진 것 아닌데 굳이 x-ray를 찍나 싶었다.
아마 그 주위 인대나 힘줄이 다친 모양이다. 그 부분이 파랗게 멍들었다.
여튼 x-ray를 찍고 의사 선생님이 물리치료와 약을 처방해 주었다.
그렇게 한동안 잘 낫는가 싶더니 아뿔싸 또 방심한 틈에 똑같은데 또 찧고 말아 버렸다.
아픔보다 한심함이 먼저 느껴진다...
다시 또 병원에 가서 ctrl V를 하고 말았다. 의사 선생님도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충격이 여러 번 가해지니 더 약해진 모양이다. 한의학의 힘을 더해 치료를 추가했다.
솔직히 침에 대해 딱히 효능이 있으려나 했는데 웬만한 물리치료 보다 낫은 것 같다.
이리 선입견이 무섭다. 한의학 만세!
그렇게 두 번이나 찧었으면 조심 또 조심을 해야하는데... 3을 참 조심해야 하는데.
바보같이 또 한 번 찧고 말았다. 의사 선생님한테 염치없어 한의사 선생님한테 침만 치료받았다.
그렇게 나의 새끼발가락은 정말 아픈 손가락 아니 아픈 발가락이 돼버렸다.
한 여름이었는데 나는 집 안에서도 털 복슬복슬한 실내화를 신고 다니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여기까지 수난의 역사가 종지부를 찍었으면 좋으련만, 역사를 반복된다.
아주 최근 나는 다시 새끼발가락을 의자에 찧고 말았다. 정확히는 의자 다리에 새끼발가락이 하이킥 당해버린 것이다.
아뿔싸 이 날씨에 병원은 무리인데;
그리하여 얼음찜질 하며 혼자 자가치유를 하기로 했다.
조심조심하며 걷는다고 해도 다친 이상 집은 더 이상 안전하지가 않다.
땅을 보지 않고 걷다가 다시 또 반복되었다.
이 정도면 새끼발가락이 나한테 항의하는 걸지도 모른다.
제발 자신을 애지중지해 달라는 건지... 참.
오늘 아침에도 베개에 새끼발가락이 걸려 통증을 느끼는데 이 정도면 넌 개복치다.
난 개복치가 아닐까.
이 험난한 여정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