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아기고양이네요.
동네공원을 산책하다가 숲 속에서 놀고 있는 새끼고양이 두 마리를 들여다보고 서서 혼잣말을 하는 아주머니 옆에 멈추어 섰다. 그러네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것 같아요. 그러게요. 털이 보송보송하고 조그마한 것이 너무 예쁘네요. 어머, 저 표정 좀 보세요. 순진무구하니 아직 세상 때가 전혀 묻지 않은 모습이예요. 너무 너무 귀엽네요. 모든 동물의 새끼들은 정말 예쁘죠. 행여 아기 고양이들이 놀랄까봐 그렇게 소곤소곤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아줌마들이 하나 둘 더 모여들었다.
한 마리는 검은 색이고 다른 한 마리의 털은 검은 색과 흰 색이 섞여있다.
분명히 저 아이들 어미가 근처에 있을거예요. 그러니까 저 아기 고양이들이 저렇게 놀고 있는 거 아니겠어요? 엄마 고양이 본적 있으세요? 아니요. 본적은 없지만 어미가 근처에 있으니까 저 아이들이 여기 있는거예요. 숲 속 어딘가에 새끼들이 더 있을지도 몰라요. 고양이들은 보통 한 배에 예닐곱 마리씩 낳거든요.
아, 네..... 정말 예쁘네요.
언젠가 한 번 씩은 새끼를 낳아본 적이 있는 ‘모성’들이 모여 서서 두런거린다.
누구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이 데려다 길렀으면 좋겠어요.
그러게요. 너무 예뻐서 내가 한 마리 데려가고 싶네요.
아니예요. 그건 안 되죠. 그러면 어미하고 생이별시키는 거잖아요.
그렇긴 하지만 여기에 그냥두면 어차피 길고양이나 도둑고양이 신세가 될텐데요. 누가 데려가 기르면 사랑받으면서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으니까요. 요즘에는 개나 고양이를 얼마나 위해 바치게요. 잘하면 팔자가 늘어질 수도 있다니까요. 호강하는 개나 고양이들은 웬만한 사람팔자 저리가라라니까요.
아이, 그래도 그렇지, 어디 자기 어미 밑에서 자라는 것만 하겠어요.
그래도 누가 데려가려면 이렇게 아기일 때 데려다 기르는 것이 좋을 것 같기는 해요.
아무리 그래도 자기 부모 밑에서 한 배에서 난 형제들이랑 사는 게 더 좋을걸요. 그리고 저 고양이 데려가려면 저 아이들 어미 만나서 친권포기각서 같은 거라도 받아야 되는 거 아닌가요. 말도 없이 그냥 데려가 버리면 어미가 나중에 알고 얼마나 놀라고 가슴 아프겠어요. 그건 안 될 일이죠.
언젠가 한 번 씩은 새끼들 때문에 가슴아파본 적이 있는 ‘모성’들이 모여 서서 웅성거린다.
아기 고양이들은 숲 속에서 행복하다.
지나가던 아줌마들이 무슨 말을 하든지 내 알바 아니라는 듯 전혀 개의치 않고 자기네들 끼리 고물고물 놀고 있다. 한 마리 데려가면 좋겠다던 아줌마도 ‘생이별’이라는 말에 그만 마음을 접는다. 사람이든 고양이든 간에 어미와 자식을 떼어놓는다는 것은 안 될 일이다. 그래요. 아무리 짐승이라도 생이별을 시키면 안 되겠죠. 고양이들에게는 비싼 아파트보다는 여기 숲 속이 더 나을거예요. 암요. 그럴걸요.
한 마리 데려가고 싶어 하던 그 아줌마가 아기 고양이가 너무 예뻐서 미련이 남는지 돌아서면서 한 마디 한다. 해외에 입양 보낸 아이들이 잘 커서 돌아오는 경우도 있기는 하더라고요. 맞아요. 그런 경우가 없지는 않아요. 더러는 찢어지게 가난한 부모 밑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자라는 것 보다 잘 사는 나라에 가서 좋은 교육 받고 번듯하게 글로벌한 인재로 자란 경우도 있기는 하더라고요. 그렇긴 해요.
하지만 그 반대 경우도 많을걸요. 양부모에게 제대로 사랑받지 못하거나 심지어 학대를 당하며 겨우 성인이 된 사람들도 있죠. 다 그 케이스 마다 다른거죠. 어느 것이 더 좋았을지는 살아보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거든요. 맞아요. 누가 알겠어요. 어느 길이 더 좋은 길일지요. 인생에는 정답이 없는 거라고 하잖아요. 그러게요.
산책길에서 만난 예쁜 아기 고양이 두 마리가 산책하며 지나가던 아줌마들의 ‘모성’을 건드렸다. 서로 전혀 모르는 아줌마들끼리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모여 서서 수다를 떤다.
언젠가 한 번 씩은 새끼들 때문에 울어본 적이 있는 ‘모성’들이 돌아서면서 수런거린다.
새끼고양이들이 너무 예쁘다고, 잘 자랐으면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