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포수가 사냥길에 노루를 만났다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른다

by 은해


‘어떤 포수가 사냥길에 노루를 만났다.

포수를 보고도 노루는 도망을 가지 않았다. 슬프게 쳐다보는 노루에게 망설임 없이 총을 들이대는데 노루는 두 발을 들고 흔들어 보였다. 그것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시늉인 것 같았다. 이상하게 여긴 포수가 자세히 살펴보니 노루는 새끼를 낳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욕심 많은 포수는 그예 총을 놓아 노루를 잡았다.


노루를 떠메고 기분이 좋아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집 앞 채마 밭에 또 한 마리의 노루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포수는 재수 좋은 날이라 생각하며 그 노루도 거꾸러뜨렸다.

신이 난 포수는 마누라를 부르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웬일이냐? 마당에도 노루 한 마리가 우뚝 서 있었다. 포수는 화약을 급히 재어 그 노루마저 쏘아 거꾸러뜨렸다.

그러나 채마밭에 노루로 보였던 것은 그의 마누라였고 마당에 노루로 보였던 것은 그의 자식이었다.’

-토지 1부3권 11쪽에서 인용/ 마로니에북스-


소설 속 강포수에게 어릴 적 자기를 길러준 포수가 들려주었던 '노루설화'다.

무서운 이야기다.

노루 사냥에 나선 포수처럼 어떤 때 우리는 욕심에 눈이 어두워서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사람은 과하게 욕심을 부리게 되면 판단이 흐려지고 마땅히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하게 된다.

오로지 내 욕심에만 매몰되면 올바른 선택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일이 지나간 뒤에 뒤돌아보면 조금만 더 이성적으로 냉철하게 생각했다면 저지르지 않았을 큰 실수를 하게 된다.


과욕필망(過慾必亡)이라는 말이 있다.

욕심이 지나치면 스스로 화를 부르게 된다.


안분지족(安分知足)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편한 마음으로 자기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아는 것이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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