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천장을 올려다보고 후회하였다

말은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by 은해


‘마을 사람들은 삼수가 한번 얼씬거리면 까닭 없이 불안해한다. 애써 비굴한 미소를 보냈으며 술 마시러 가지 않겠느냐 하며 주막으로 데려가기도 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그들 이웃 사이에서도 최참판댁 내막에 관한 뒷공론 따위는 깊이 삼갔다.

행여 삼수 귀에 들어가지 않을까 두려워한 때문이다. 어쩌다가 실수로 말을 해버리면 그날 밤 그 사람은 어두운 천장을 올려다보고 후회하였다.’

-토지 1부4권 23쪽에서 인용/ 마로니에북스-


어린 서희만 남은 최참판댁에 먼 친척인 조준구 일가가 안채와 사랑을 차지한 채,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또 어디서나 그렇듯 그집 종인 삼수는 조준구한테 붙어 실세가 되어 동네에서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닌다.

마을 사람들은 그 아니꼬운 꼴이 못마땅하여 이러저러 뒷말들을 하게 마련이지만, 그 댁 땅을 부쳐먹고 사는 처지이고 보니 행여 실수로라도 그 댁 뒷말을 해놓고 후회한다는 얘기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저녁에 잠자리에 누워서 ‘아, 오늘 낮에 그 말은 내가 하지 말걸 그랬구나.’하고 후회하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이미 입 밖으로 뱉어버린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가 없다. 그래서 항상 말을 조심해야하는 것인데, 그걸 알면서도 말을 하고나서 후회하는 것이 또한 사람이다.


어떨 땐 내가 한 말이 상대에게 상처가 되진 않았을까하는 마음에서 후회를 하기도 하고, 또 어느 땐 내가 한 그 말 때문에 오해가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되어 후회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땐 내가 한 그 말 때문에 나중에 손해 보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후회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이런 경우가 가장 심각하다.

함께 모여 부장님 뒷담화를 실컷 하고는, 그날 저녁 잠자리에서 어두운 천장을 보며 후회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쨌든 말은 조심해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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