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산사에서

#백만년쯤잠들었다깨고싶다

by 유니줌

<산사에서>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너는 나를 죽였다

햇살 고요한 봄날

아지랑이 고요하던 산자락에서

하얀 풀꽃반지 손가락에 끼워주며

제비도 차마 둥지 틀지 못한

가난한 지붕 아래

젊디 젊은 몸뚱이 난도질하며

가을이 봄 같고

봄이 가을 같은

산사의 풍경소리 잦아드는 길목에서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나는 너를 죽였다

다시 봄은

다음 생에나 찾아오겠다



#산사에서_유니줌 #백만년쯤잠들었다깨고싶다 #김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