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일상 속 번개

by Sapiens


<am,6:00>



어느 날 갑자기


-일상 속 번개




평온한 일상이 펼쳐지고 있다. 여느 날처럼 모닝페이지를 하기 위해 줌을 켰다. 블친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딸이다.


“엄마, 또 차가 멈췄어.”


나는 잠시 줌을 중단하고 통화를 해야 했다. 남동생이 누나의 출근을 시켜주고 있는 터라 아들이 걱정이 되었다.


“그럼 **는 어디 있어?”


몇 번 시동을 걸어보았고 다행히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고 한다. 몇 분이 지나고 다시 전화벨이 울린다. 아들이다. 걱정하는 나에게 집에 도착했음을 알린다.



우리는 반복되는 일상을 지겨워한다. 하지만 어느 날 벌어지는 소동들로 일상의 침묵소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잔잔한 물결들로 일상은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커다란 파도로 변신을 하며 다가올 때 흥분을 하거나 대면하지 못한 채 무너져버리기도 한다.



오늘 아침 아이들의 소동은 살아가면서 충분히 찾아오는 일상이다. 처음 겪는 일들의 연속에서 아이들은 당황하고 불안해한다. 이번 경험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임을 안다. 흥분된 아이들의 전화를 받으며 다독여준다.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만하니 괜찮아.”


아이들은 씩씩거리며 차를 원망한다. 하지만 나는 감사함이 밀려왔다. 아들이 내일 MT를 가는데 차를 가지고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듣고 내일이 아니라 오늘 멈춰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살다 보면 그냥 일어나는 일은 없는 것 같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딸아이가 첫 직장을 갖고 중고로 산 첫 차이다. 애착도 있었을 것이다. 딸아이가 차를 원망한다. 전화기너머로 딸아이의 분노가 들린다. 나도 예전에는 그랬다. 살다 보니, 살아가다 보니, 이 정도 일은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괜찮다고 다독여주고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행과 불행이 교차하며 다가오는 인생길을 우리는 분리해서 바라본다. 동전의 양면처럼 펼쳐지는 삶 속에서 우리는 울고 웃으며 다양한 반응의 색으로 물들인다. 길이 아스팔트만 존재하는가. 때론 흙길이 걷는 맛이 운치 있고 편안함을 가져다줄 때가 있다. 씽씽 달리는 고속도로가 숨 가쁘게 느끼면서도 우리는 잘 포장된 도로를 선호한다. 조금 울퉁불퉁해도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맛이 맛깔스러울 수 있음을. 이제는 소소한 일상이 주는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간다. 작은 볼륨들이 큰 볼륨을 대면했을 때 치유 역할을 해주며 서로 보완하며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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