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이유 없이 아플 때가 있다. 불현듯 찾아오는 감정의 온기는 시시때때로 변하며 희로애락을 선사한다.
삶의 지친 작은 영혼들은 자신의 울부짖는 몸짓을 외면하기도 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팍팍한 일상의 노곤함으로 무심히 스쳐가게 놓아두기도 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누군가 찾아온다. 그는 숨죽이며 지내다 서서히 정체를 드러낸다. 작은 눈송이가 뭉치고 뭉치면 커다란 눈두덩이가 되듯, 몸집을 키우고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 때 불현듯 마주하게 된다. 그는 목놓아 울어대기도. 쥐어짜는 통증으로 가슴을 쥐어짜기도. 헐떡이는 과호흡으로 나타난다. 보이지 않던 그는 그렇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도 더 이상 지탱하기 힘든 상태가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이다. 우리는 그의 방문을 외면하고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마음은 쪼여오고 온기는 식어간다. 슬퍼도 눈물이 나지 않고, 기뻐도 웃음은 사라진다. 구석진 곳에서도 웅크린 마음을 펴지 못하고 자기만의 방안에 갇혀 지낸다.
그러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그가 찾아왔음을 알게 된다. 마치 암덩어리처럼 마음 깊숙이 번식하는 동안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는 불청객이 아니었다. 수없이 알리고 드러냈지만 외면 당한채 지내다 보니 더 이상 보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눈이 닫히니 그 무엇도 보지 못한다.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그의 존재를 무시한다. 마음의 다양한 감정들을 바라보지 못하고 느끼 보지 않으려고 피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런 일상이 쌓여 소외된 우리를 찾아 그들이 방문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알려주려고 찾아든 손님인지도 모른다. 이제 자신을 봐달라고, 지친 마음을 쉬어가라고,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아픈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매일 아침 일어나 얼굴을 씻고 거울을 보며 안색을 살피듯, 내 마음과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손님의 방문을 정성껏 맞이해 보내드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