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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마음의 병

by Sapiens


관계 속 세상



<am.5:50>



요즘 <정신 병동에도 아침은 온다>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현대인들의 바쁜 일상 속 숨 가쁜 생활이 점점 건강한 자아를 잠식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누구나 아픈 세상 속에서 치열하게 몸부림치는 우리들의 모습이 솔직하게 그려진다. 그 모습은 타인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이 되어 주위를 돌아보게 하기도 했다.


누구나 살아있다면 호흡을 한다. 어떤 공기를 흡입하며 지내고 있는가? 는 참 중요한 순간의 동작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런 공간 속 내던지는 것은 자신을 악취 나는 쓰레기 공간 속에 쳐 박아두는 것과도 같다. 결국은 악취가 자신을 지배하고 어디를 가든 따라다니며 공기를 오염시키고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게 되어 있다.


그렇다. 어떤 무리들 속에서 어떤 존재로 살아갈 것인가? 그것은 우리가 주어진 관계 속 무엇을 좇고 가치를 두느냐 하는 생존방식이기도 하다. 그러니 자신을 지키기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은 채 타인을 배척하고 쉽게 분열을 조장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행한다.


그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음속 깊은 상처들이 앉아있음을 보게 된다. 왕따의 경험, 낮은 자존감, 강한 자존심, 외면의 두려움, 혼자 있음의 공포 등 마음의 병들이 거침없이 자라 그들을 잠식해버리고 있음을 엿본다.


누군가에게 받은 상처 하나가 제대로 치유되지 않는다면 본인의 정신세계를 지배해 버리고 결국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자아와 맞닥뜨리는 순간 정신병동에서 자신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건강하지 못한 세상 속에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상처를 받고 나름대로 방어하거나 치유하거나, 또는 무덤덤해지며 또 다른 병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물질은 풍요로워지는데 정신은 하염없이 나약해지고 병들고 있다. 그러니 사회적으로 발생하는 이상행동들이 기괴하게 다가오고 이해하기 힘들 뿐이다.


그들의 모습이 나의 모습이고 그들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일 수 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의 병이라는 것, 그것은 그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독버섯과 같은 존재라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는 어떤 관계 속에 머물고 있는가? 그 관계 속 보이지 않는 휘두름이란 행위로 누군가의 목을 옥죄고 있지는 않은가? 타인을 보며 나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바로 치유의 약을 찾아야 하는 당사자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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