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의 어린이날 sapiens 5월 5일! 오늘은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라고 불릴 수 있는 아이들이 이제는 모두 자라서 타지에 가 있는 상황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시기에 존재하는 50대 삶의 중반에 와 있다. 3일 전, 아이들이 자라서 성인의 삶을 살고 있는 50대의 아줌마들이 우리만의 시간을 가지자며 드라이브를 제안했다. 현재 시국이 코로나 상황이 잦아들지 않는 시기이고, 마침 제주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봄철이라 우리는 신중하게 계획을 해야 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드라이브였다. 사실, 어젯밤에 비가 많이 내렸다. 그래서 약속이 취소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언니가 기상청 일기예보를 검색하고는 내일은 비가 그친다고 했다며 예정대로 진행하자고 했다. 정말 아침에 눈을 떴을 때는 어젯밤과는 너무나 다른 화창한 봄날이었다. 차를 타고 도심지를 벗어나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며 수다를 떨었다. 차 안에서 오래간만에 만나는 회포를 푸는 우리는 제주바다가 시원하게 보이는 새로운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사실 우리는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함께 다녔던 계기로 서로 알게 된 사이다. 이제 그 아이들 중 두 아이는 군 복무 중이며, 두 아이는 아직 재학 중에 있다.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그만큼의 우리도 세월의 흔적만큼의 시간이 육체가 말해주고 있었다. 한 친구는 발목이 삐어서 발이 불편한 상황이고, 나는 팔뚝에 건초염으로 움직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린 친구들이 소풍 가는 기분처럼 들떠 있었다. 인간의 감정이란 어른이든 아이든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지금 이 시기를 처음 살고 있지 않은가... 나는 가볍게 옷을 챙겨 입고 겉옷 하나를 챙기고 나왔다. 그런데 오늘은 여름 날씨처럼 햇빛이 강열했다. 겉옷은 들고 다니기 거추장스러울 정도였다. 사실 요즘은 관광들이 우리보다 더 핫플레이스를 더 잘 알고 있다. 가까이에 있으니 더 찾아다니지 않는 것도 같다. 제주는 어디든 바다와 오름을 갈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핫플레이스를 찾아가려고 하지 않는 편이다. 항상 좋은 환경에 있기 때문에 일상이 되어버린 탓이기도 한 것 같다. 내가 제주 북촌에 있는 아라파파 카페를 추천했다. 보름 전 처음 가 본 곳이었는데 뷰가 너무 예뻐서 언니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아라파파 제주 시내에서도 유명한 곳이라 맛은 검증이 되었기에 흔쾌히 좋다고 한다. 북촌에 새로 생긴 아라파파에서 우리는 학창 시절 아이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대학생활, 그리고 아이들의 연애 이야기까지 쏟아내고 있었다. 너무도 홀가분한 기분으로 우리는 자신들의 이야기도 나누었다. 한 언니는 취미생활로 캘리그래피를 배우고 있고, 요가와 여러 가지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 일을 하고 있는 언니들도 있고,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삶을 엮어가고 있다. 우리가 살아온 대가로 신이 주시는 선물일까? 5월 5일이면 아이들을 챙기고 추억을 만들어주느라 분주했던 시기들이 떠오른다. 그 시간의 보상과 같은 우리만의 시간을 보낸 하루 었다. 바닷가 뷰 쪽으로 나오며 추억의 사진을 찍으며 우리는 한바탕 웃는다. 수학여행에서 찍는 사진처럼..., 여러 포즈를 주문해서 다양한 사진들을 찍었다. 넷의 손등을 찍고, 넷의 한 발을 모아 찍기도 했다. 그리고 바다를 바라보며 만세를 하는 뒷모습을 담았다. 그렇게 우리는 어린이날, 우리만의 즐거운 시간을 만끽했다. 오늘을 돌아보며 생각한다. 누구나 삶에 특별함이 없듯,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속에서 누가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행복이란 이처럼 우리 곁에 존재해 있다.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단지, 다른 곳을 바라보느라 느끼지 못하고 찾아 나서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어린이날 우리에게 이런 시간이 주어져서 너무 행복했다. 소소하지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일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