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속 머무름
Sapiens
우리는 매일 공간 속에 존재한다. 공간 속에 존재한다는 것은 소통을 한다는 것과 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공간 속 배치되어 있는 사물에 따라, 구조에 따라 , 함께하는 사람에 따라, 또는 동선에 따라 감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주 갔던 병원 안 대기실 풍경이다. 갤러리 같기도 하고 도서관 같기도 하다. 여느 병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모두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이라 사람들이 그렇게 붐비는 일은 없다. 이곳을 올 때면 주변을 구석구석 살피게 된다. 그러다 시선이 멈추는 곳은 사진을 찍는다. 그리곤 그림으로 그리보 거나 또는 사진 속 이야기들을 글로 풀어내기도 한다.
때론 공간이라는 것이 영감을 주기도 한다. 공간 속에 놓인 그 무엇이 시선 속에 들어와 고정될 때가 있다. 그럼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 무엇을 관찰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그 무엇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고 질문을 하기도 한다.
이런 공간은 나를 고요하게 있게 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가만히 앉아 순번을 기다리고 있지만 뇌 속은 출렁이는 파도와 같다. 그 흔들림이 싫지 않다.
공간은 때론 설렘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 설렘은 몸속으로 세로토닌을 분비하기도 한다. 무엇이 우리의 기분을 좌우하는가? 그리고 자신을 어떤 공간 속에 머물게 할 것인가? 와 같은 생각은 나에게 중요한 삶의 요소가 되어준다.
매일 새로운 공간 속에 자신을 두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 새로움은 나에게 많은 사고와 생각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경험은 나를 익숙함에서 오는 나태함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간도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책이 그 사람이듯, 공간 속에도 주인의 스타일과 분위기, 성격, 일상이 담겨있다. 더 나아가 그 사람의 삶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결국 공간은 한 인간의 역사를 담는 그릇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어떤 공간을 만나고 어떤 공간에 머물 것인가? 결국 그것은
자신의 선택에 의해 일어나는 활동이다. 활동이 반복되면서 우리는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어떤 공간 속에서 호흡하며 소통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