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마스크

-누구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 것일까?

by Sapiens


길 잃은 마스크


Sapiens

이곳이 어디일까?

이곳에 있으니 온 몸이 젖고 둥둥 떠다닌다. 발을 디딜 수가 없다. 도대체 이곳엔 어떻게 오게 된 것일까? 주변을 둘러보니 나 혼자가 아니다. 많은 친구들도 이곳으로 보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 생긴 것들도 있다. 길쭉하게 생긴 것들, 보자기처럼 생긴 주머니들, 노르스름하고 힘이 없는 해초, 끈적끈적하고 쾌쾌한 냄새가 나는 이상한 형체들...

둥둥 떠다니며 부딪히는 한 친구가 이야기를 한다. 이곳은 바다라는 곳이라고... 그리고 이곳에는 무서운 상어들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속삭이고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 버린다.

하늘의 색도 이상해졌다. 검으스름한 구름들도 금방 눈물을 쏟아낼 것만 같다. 구름들이 나의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 검은 구름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제 우리는 더 깊이깊이 바닷속으로 들어가 결국 어떻게 될까? 다시는 사람들에게 갈 수 없겠지. 사람들의 입냄새를 맡으며 우리의 소임을 다하고 있지만 한 번도 불평을 늘어본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의 역할이며 태어난 이유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이곳에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사실 우리를 사용했던 사람들이 우리를 제대로 처리만 해줬어도 이곳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 몸에는 원래 많은 세균과 바이러스들이 많이 달라붙어 있어서 아무 데나 버려서는 안 된다. 반드시 소각되어야 한다. 그렇게 소멸되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축축한 몸으로 떠다니며 영원히 죽지 않고 부패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무기가 되어 바다인 이곳에 살고 있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삶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자신이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되어 버리는 처지에 놓이게 되어버렸다. 우리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타인에 의해 조종당하며 이곳까지 왔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아, 나의 운명은 누구에 의해 조종되는 것일까?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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