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백 하나와 따스한 물
그리고 담을 수 있는 네가
한 자리에 모이고 나면,
누군가를 위한 차 한잔이 되어
근사한 자태를 뽐내며
세상 밖으로
나온다
금세 사라질 운명이지만
서로 마주하는
최고의 순간을 위해
너희들은
준비된 자세로
태어난 목적을 수행한다
누군가는 너희들을
음미하고
누군가는 쉴 새 없이
허겁지겁 소멸해 버리지만
타인의 육체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정신과 호흡하다
서서히 사라지는
너의 운명이여,
차 한잔 속에 머물다
가는 너의 여운이
차 향기만큼이나
은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