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만의 깊은 대화
8월의 하순으로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올여름은 코로나 19로 인해 집에서의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더위와 태풍 그리고 전염병... 끝날 것 같지 않은 한낮의 태양의 이글거림처럼, 우리의 온몸을 애태우던 여름의 시간도 흐르며 지나가고 있다.
태양이 지고 어둠이 찾아온 자리엔 어느 날부터인가 서늘한 바람결이 피부결에 살며시 스쳐 지나가더니 어느새 깊은 밤 혼자 앉아 있는 식탁 위에서 바라보는 베란다 밖 검은 대기 위에는 귀뚜라미 소리들로 꽉 메운다. 귀 속을 채우는 소리는 우는 소리인지, 같이 놀자는 소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시간의 흐름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느낄 수는 있는 것 같다. 세상의 고요함에 참여했을 때 우린 삶의 소리를 새롭게 들을 수 있는 것 같다. 평상시 자연스럽게 들리는 치열한 삶의 소리가 아닌, 들으려고 해야 들리는 마음의 평온을 느낄 수 있는 소리말이다.
도시 속 아파트 고층까지 퍼져 울리는 귀뚜라미 소리... 그들은 우리에게 무엇이라고 그토록 많은 이야기를 토해내고 있는 것일까... 한 참을 귀 기울여 들어보아도 그 소리의 의미보다 메아리만이 귀 속을 가득 메우고 있다.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는 것일까? 시간의 흐름을 잊고 사는 현대인에게 시간도 살아 움직인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말이다. 자신들의 존재를 통해 우리에게 들려주려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깊은 밤 귀뚜라미와 둘만의 깊은 대화를 청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