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하고서야 돈오하고 점수하다

-순환의 숙명

by Sapiens




두 영혼이 만나 빚어낸 작은 영혼

주렁주렁 열리는 나무의 과실처럼

세상 속에 피어난 여덟 송이들

좁은 틈을 비집고 마지막으로 얼굴을 내민 너는

노목의 품에서 비바람과 맞서며 건강하게 꽃을 피워내고 있구나!

그렇게 노목은 시간이 흐르고 어느 날 폭풍우에 잘려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갔다

순환의 숙명 속에서 철없는 너는 다시 노목의 운명처럼 걸어가고 있구나.

차가운 철판 위, 가지런히 누워있는 초라한 노목을 마주하고서야 중년의 너는 자신의 원천임을 돈오하고 점수한다.


"그대여, 그대 품 속에서 세상의 옷을 입고 나왔음을

거룩한 그대와의 마지막 순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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