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버린다는 것

-상처가 아름다운 선물이 될 때

by Sapi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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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버린다는 것


sapiens



살다 보면 지워버리고 싶은 것들을 만난다.


우연히 유리 조각에 베인 상처가 아물어도 산산조각 난 마음의 상처는 남는다


묵은 때가 짙은 것을 박박 문질러 씻어내도 긁힌 자국은 선명하게 남는다


집안을 닦는 걸레는 365일 궂은일을 해도 몸 전체에 지워지지 않는 얼룩 때문에

최후에는 버려지는 신세를 면치 못한다.


철저하게 이용만 당하다 쫓겨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매일 새롭게 태어나 만나는 인연들 속에서 우린 얼마나 기억하며 살아갈까?


길가의 감춰진 들꽃들,

초라하게 앉아있는 거리 속 노인네들,

지나가다 넘어진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들...

그들도 우리 기억 속에 남겨지지 않고 사라지고 있는 건 아닐까?


무엇을 지우고 남길 것인가?


누구에게나 생기는 삶의 흔적들...


시간이 흐를수록 더 짙어지는 흔적도 있다


아무리 지우려 해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


우리가 살아온 흔적들을 바라보며 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상처가 아닌 아름다운 선물이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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