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말로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나의 언어로 만들어가는 세상
나는 어떤 말로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3월의 휴일, 제주에는 봄비가 아침부터 내리고 있었다.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딸아이, 우린 옷을 챙겨 입고 서쪽 지역으로 드라이브 겸 소품샵 투어를 나섰다. 손가락 골절로 병가 중인 딸과의 시간을 그냥 흘러 보내고 싶지 않았다. 일요일의 시간을 딸아이와 함께 보내기 위해 우리는 어젯밤 계획을 세웠다.
첫 번째 코스인 도두에 있는 곳에 들러 친절한 주인장의 표정과 실내의 음악에 활기를 찾았다. 서로 기분 좋게 선물 하나씩을 사고 나왔다.
두 번째 코스인 악세사리 소품샵, 자주 들리는 곳이었는데 장소가 바뀌어 새 단장을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환하게 웃으며 맞이하는 주인, 우리도 웃으며 인사를 나누었다. 맘껏 실내의 물건들을 감상하고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세 번째 코스인 중산간 지역에 있는 소품샵은 꽤 건물이 예뻤다. 관광객들이 꽤 있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가 음악이 되어줄 만큼 건물과 참 어울리는 풍경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주인장의 낯빛이 차가웠다. 우리는 조용히 둘러보다 생각이 났다. 지난번에도 들렀던 곳인데 장소가 바뀌었구나! 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때 그날도 친절하지 못한 태도에 다음에는 오지 말자고 이야기했던 곳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표정에서부터 공간 속에 머물기가 불편했다.
우리는 하루동안 많은 언어를 사용한다. 언어에는 표정과 태도도 포함된다. 상대를 기분 상하게 하며 거리감을 두게 하는 것은 언어뿐만이 아니라 그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와 미소하나에도 영향이 크다.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적재적소에 맞는 가면을 쓰면서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어간다. 그 속에서 우리는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누군가에게는 화살이 되어 평생 씻지 못하는 흔적으로 남아 괴롭히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평온한 일상에 시야를 환하게 비추어주는 언어로 상대를 미소 짓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 나의 세상을 만든다. 그 세상들이 모여 우리가 살아가는 우주가 되는 것이다.
어린 왕자는 어른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탐욕과 시기, 지위와 물질적인 것에 갇혀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이야기했다. 그러한 세상 속에 머물기 위해서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타인의 삶을 짓밟기도 하고 타인보다 나아가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 살아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누구에게나 선물인 오늘을 밝은 미소 하나로도, 따뜻한 인사말 하나로 서로에게 힘이 되는 세상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인생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므로 타인의 행위에 일희일비하는 어리석음에 머물지 않기를 바라본다. 우리는 누구나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