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살 지우개

사라지지 않는 시간의 흔적

by Sapiens


사라지지 않는 시간의 흔적



요즘은 대부분 얼굴에 많은 돈을 투자하며 젊음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젊어지려는 욕망은 인간의 본성인지도 모르겠다. 거리에는, 생겨나는 성형외과들의 간판으로 눈이 부실지경이다. 주변에 보톡스, 필러 정도는 기본으로 시술을 하는 것 같다.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어느 날 아들이 침대에 누워있는 나에게 다가왔다. 우리는 도란도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들이 갑자기 나의 손등을 보더니



‘엄마, 이거 뭐예요?’


묻는다.


‘응, 검버섯이야.’


‘이거 지울 수 없어요?’


‘왜? 내 삶의 흔적인데.’



아들의 눈에는 생경한 검으스름한 자국이 눈에 거슬렸나 보다. 사실 나는 이런 세월의 변화를 싫어하지 않는 편이다. 나이가 들면 당연히 주름살이 늘고, 흰머리가 느는 것은 자연의 현상이기 때문에 거스르고 싶은 마음이 없다. 내가 살아온 시간을 알려주는 증표와도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많은 시간 속 시련과 기쁨을 견디고 느끼며 살아온 내 젊은 날을 기억하는 하나의 일기장과도 같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보기 싫다며 레이저시술을 권하기도 하지만 그럴 생각 따위 전혀 없으므로 웃어넘긴다.



늙은 어른들의 주름을 보면 그 사람의 노곤했던 삶이 느껴진다. 그 기나긴 세월 동안 어떤 삶을 사셨든 살아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신이 우리에게 부여하는 선물 중 하나고 주름살을 뽑고 싶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주름살, 왜 사람들은 거슬러 올라가 젊음 속에 갇혀 있기를 원할까? 그것은 외모지상주의가 부추긴 결과이기도 하다. 겉모습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시선들, 그래서 너도나도 성형외과의 문을 두들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면서 그 나이의 변화되는 것들을 소중히 받아들이고 싶다. 얼굴의 파편 같은 검버섯과 얼룩진 자국들, 잔주름, 기미 등 그냥 생겨난 것들이 아니다. 내 존재의 흔적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성형으로 지우고 채우고 하다가도 어느 순간 멈춤의 시간은 온다. 물론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하지만 주름진, 검버섯이 요란한,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이 그립다. 모두 같은 모습을 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은 심심한 풍경을 자아내기도 한다.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풍경은 다양하다. 거리의 가로수도 시간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며 서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도 사용하다 보면 낡아 손때가 묻어 더욱 애착이 가기도 한다. 얼룩진 삶이 더 가치 있는 이유일 것이다.



나는 나의 거친 피부와 함께 태어나며 숨을 쉬고 있는 주름과 흔적들을 소중히 여긴다. 내가 그동안 살아낸 시간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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