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0 목
3년 만에 가장 긴장되는 날이다.
한 달 전에 한 '순환 종양 DNA 검사' 결과가 나온다.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혈액 내 암세포 유무를 검사한다고 했다. 결과에 따라 표적항암제 복용을 중단할지 계속할지 결정된다고.
혈액 검사 결과는 이번에도 큰 변동이 없었다.
혈소판 수치: 101로 약간 하강.
혈당: 112,
체중 51.8 약간 하강
혈압: 101, 58로 약간 저혈압.
백혈구와 적혈구: 미달.
종양 표지자 검사는 더 상위 검사를 해서인지 이번에는 생략
드디어 마주한 교수님은 짧게 진료를 끝냈다.
"혈액 내에도 암세포가 검출되지 않았어요.
이제 린파자 그만 먹죠. 3개월 후에 뵐게요."
그보다 더 반가운 소식이 있으랴마는 덜컥 겁부터 났다. 항암제를 먹는 동안은 적어도 불안은 덜했다. 게다가 3개월 후에 갔더니 그 사이 재발해서 여기저기 퍼져 있었다는 사람을 몇 명이나 보았다. 그런데 계속 먹는 게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고 하신다.
아들은 더 불안한지 나름 현명해 보이는 처방(?)을 내렸다. 세브란스에 가지 않는 달에는 지역 산부인과에서 종양 표지자 검사만 해 보라고. 이제부터 할 수 있는 건 추적 관찰뿐이니 그 이상 다른 방법도 없다. 역시나 믿음직한 아들!
"와~ 이런 날도 오긴 오네요."
가족들이 톡방에서 환영 일색이다. 돌아보니 나 자신도 뿌듯하다. 컨디션 관리가 안 되면 용량을 줄이기도 하고 몇 달씩 중지하기도 한다는데 난 잘 넘어왔다. 혈소판 수치가 많이 떨어져 1주일 중단했다가 이어간 것 외에는 쉰 적이 없다. 잘 먹고 잘 자고 매일 운동하며 마인드 컨트롤 잘한 결과라는 생각. 이로써 수술, 항암에 이어 면역항암제 복용까지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치료는 모두 끝났다. 이젠 재발하지 않게 잘 관리하고 기도하는 수밖에.
2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먹던 약을 중단하니 기대되는 것도 있다. 항상 미달이었던 적혈구 수치가 정상을 찾아갈까? 저혈압도 약의 부작용이었을까? 항암제가 들어오지 않는 몸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한 게 한둘이 아니다.
약 처방이 없는 나머지 일정이 그렇게 홀가분하고 신날 수가 없었다. 약을 사기 위해선 넓은 대로를 건너갔다가 셔틀을 타기 위해선 다시 건너와야 한다. 별것 아닌 그 일정이 통째로 사라졌으니 그럴 수밖에. 12월 CT 검사 예약만 하고 발걸음도 가벼이 귀갓길에 올랐다.
열흘 후 복용도 종결.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