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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Mar 07. 2023

[주재기자에서 대기자 되기]-<4>지역전문기자되기

3. 지역 특성에 맞는 전문기자되기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은 좁지만 각 지역마다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난 처음에는 지방지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본사가 경북포항에 위치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근 지역인 경주로 자원했다. 경주는 개인적으로는 외갓집의 본가가 있고 업무적으로도 신라천년의 고도요 우리나라 관광 1번지라는 점이 나를 끌리게 했다.

경주에 발령을 받자마자 나는 경주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주목한 부분은 문화재이다. 특히 고속철도가 시내권으로 노선을 정하자는 시내상인들의 주장에 맞서 외곽으로 노선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의 원인과 이유에 대해 파고들어 여러 번 토론회와 세미나를 개최했다. 보존과 개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거론되던 시기다.

또한 문화재 발굴 소식이 들리면 현장보고회에 빠짐없이 참석해 발굴보고서 등 관련 지료를 모았다. 이러다 보니 10년쯤 지나 문화재전문기자 수준에 다 달았다.

원자력 발전도 마찬가지다. 월성원전이 위치한 고로 원전 측이 주장하는 사항과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사항에 대해 정확한 정보와 자료를 수집하고 나름대로 균형을 잡는 기사를 써 왔다. 우스갯소리지만 이런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기사를 쓰기 위해 원전 측에서 제공하는 공짜 여행은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내가 빠지는 바람에 엉뚱한 기자들이 혜택을 보기는 했지만 말이다.

10여 년 동안 난 원전부지 내에 마련된 방폐물 임시저장소에 7,8차례 들어가는 위험(?)을 감수했다. 또 방폐장 건설 과정과 운영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을 가졌다고 자부한다. 심지어 방폐장이 운영되고 있는 중에도 인근 홍보공원 운영방안에 대한 국민아이디어 공모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경주하면 관광을 빼놓을 수 없다. 1990년대 들어서자 경주관광은 옛 명성만큼 관광객이 몰리지 않았다. 수학여행지가 경주뿐 아니라 제주도와 강원도 등지로 분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나는 관광의 새로운 트렌드인 컨벤션에 관심을 가지고 컨벤션센터의 필요성을 누차 강조했고 결국 한수원에서 컨벤션센터를 건립해 경주시에 기부채납하기에 이르렀다.

그밖에 경주는 타 도시에는 없는 여러 요소들이 많았다. 국립공원이 있고, 온천이 있으며 특급호텔과 골프장이 많고, 자동차 부품공장들이 많다. 이러니 경주는 기자들 입장에서는 종합선물 세트나 마찬가지다.

지역특성에 맞는 전문기자가 되라는 이야기는 바로 이런 지역 특성을 알고 깊이 파고 들어가야 기사다운 기사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그 지역의 특성과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정통하고 누구보다도 제일이라는 평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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