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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Mar 16. 2023

# 시가 있는 봄(56)-고독

고독

                     재환

고독이라는 괴물은

마치 감기처럼 

면역력이 약해지면 찾아든다

사랑이라는 막 뒤에 숨었다가

잠시 틈을 보이면

모노극의 주인공이 되어 등장한다

고독은 다섯 평짜리 원룸을 좋아한다

스스로 문 닫고 자물쇠를 채우면

시루 안 콩나물같이

쑥쑥 자란다

고독은 서른 즈음에 찾아와

쉰 즈음에 사라진다

사랑대신 미움과 질투를 양분 삼아

서늘한 음지에서 쓸쓸한 꼴방에서

스물스물 자란다

고독은 인생에 빌붙어

단물을 빨아들인다

긍정보다는 부정을 숙주 삼아 살다가

어느새 온몸으로 스며든다

고독은

사랑으로 면역력을 키우고

긍정의 약으로 치료해야

비로소 꼬리를 감추는 괴물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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