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재환
그립고 그리워
혹시나 그 줄에라도 걸릴까
혼신을 다해 촘촘히 쳐 보는 줄
날 줄도 요만큼
들 줄도 저만큼
뱅뱅 돌며 치다가 그리워 잠이 든다
나비야
잠자리야
오늘만큼은
너를 잡아 허기를 달래려고 치는 사나운 줄이 아니란다
혹시 폰 번호 잊어버려
엉뚱한 이에게 날릴지도 모르는 음성
안테나 삼아 잡고 싶은 마음에
뱅글뱅글 돌며 몸부림을 친다
어느 듯 붉게 지는 저녁놀
옆집 벽시계만 힐긋 쳐다보다
또 하나 안테나 그린다
산고를 겪는 듯 비명처럼 토해 낸 줄
곧 밤이슬이 온다는데도
거둬들일 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