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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Mar 17. 2023

#시가 있는 봄(57)거미줄

거미줄

           재환

그립고 그리워

혹시나 그 줄에라도 걸릴까

혼신을 다해 촘촘히 쳐 보는 줄     

날 줄도 요만큼

들 줄도 저만큼

뱅뱅 돌며 치다가 그리워 잠이 든다     

나비야

잠자리야

오늘만큼은

너를 잡아 허기를 달래려고 치는 사나운 줄이 아니란다     

혹시 폰 번호 잊어버려

엉뚱한 이에게 날릴지도 모르는 음성

안테나 삼아 잡고 싶은 마음에

뱅글뱅글 돌며 몸부림을 친다     

어느 듯 붉게 지는 저녁놀

옆집 벽시계만 힐긋 쳐다보다

또 하나 안테나 그린다     

산고를 겪는 듯 비명처럼 토해 낸 줄

곧 밤이슬이 온다는데도

거둬들일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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