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오랑 Mar 18. 2023

#시가 있는 봄(58)-시인이 되면

시인이 되면


                     재환

내가 시인이 되면 

꽃을 꽃이라 말하고 싶다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마음에도 없는 말 내뱉지 않고

못났으면 못 난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그렇게 말하며 살고 싶다


내가 시인이 되면

남의 눈 의식하지 않고

권력 가진 자 눈치 보지 않고

눈에 띄는 대로 

순서가 되는 대로

그렇게 느끼는 대로 말하고 싶다


내가 시인이 되면

읽어줄 사람도 없는 시를

들어줄 사람도 없는 시를

신문지에도 쓰고 

나뭇잎에도 쓰고

행주로 닦은 파란 하늘에도 쓰고 싶다


내가 시인이 되면

눈치 없다

요령 없다

비난하는 이 면전에서

짓고 싶은 표정 지으며 그렇게 해맑게 웃고 싶다


시인이 되면

굴레 없는 

맑은 영혼을 가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시가 있는 봄(57)거미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