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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Mar 20. 2023

#시가 있는 봄(59) 꽃, 못 알아봤다고 전해라

꽃, 못 알아봤다고 전해라

                        재환

봄볕 모여드는 담장 밑에

너는 빼꼼히 얼굴 내밀었지

간밤 마신 술에서 들깬 나는

너를 그저 잡초라 여겨

지퍼를 내리고 말았지

망태 들고나간 들판에서 

쑥도 반갑다고 캐고 

달래와 냉이도 귀엽다며 캤으면서

담장 밑에 곱게 핀 너는 어찌 알아보지 못했을까

잡초라 여겨 미안하다

술이나 치는 기생년이라 여겨 미안하다

흐드러지게 피여

나의 청춘을 조롱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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