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을 찾아서
재환
무작정 산꼭대기로 오른다
저 아래 도시는 공해의 덩어리
취객을 유혹하는 색시 집 불빛
찌든 때 빼라는 세탁소 불빛
외과의사 흉내 낸 이발소 불빛
그 모든 삶의 빛이 공해가 되어 떠돌고 있다
정상에서 만나는 별빛은
그래서 소중한 것
세상 오염이 강할수록
나는 깊은 산 별빛이 좋다
한 가닥 양심은 남았는지
싫어하고 멀어지려는 별빛을 향해
나는 구애를 하며 다가간다
그 밤 빛 공해가 짙고 별빛이 익어 갈수록
나는 더 힘을 내 어둠 속으로 파고든다
어쩌랴, 새벽은 밝아 오고
너는 짐 챙겨 떠나려는데
밤새 나누던 사랑여운 남아 있는 나는
졸고 있는 가로등 빛이라도 붙잡고 버텨야
널 다시 만날 염치라도 있는 것을
나타난다
모양도 있다
무리도 있다
저 별 하나하나엔 전설도 있다
사연이 없는 별이 없어
그 별빛은 잠도 없다
나는 안주도 없이 별빛에 취한다
새벽이 온 줄도 모르고
나는 별빛만 한잔 두 잔 마시고 있다
속 넓은 별빛은 짐 챙기고 여비까지 챙겨
방긋 웃는 해에게로 돌려보낸다
나는 어젯밤에도 별빛에게 신세만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