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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Apr 12. 2023

#시가 있는 봄(75)-별빛을 찾아서

별빛을 찾아서

                       재환

무작정 산꼭대기로 오른다

저 아래 도시는 공해의 덩어리

취객을 유혹하는 색시 집 불빛

찌든 때 빼라는 세탁소 불빛

외과의사 흉내 낸 이발소 불빛

그 모든 삶의 빛이 공해가 되어 떠돌고 있다


정상에서 만나는 별빛은 

그래서 소중한 것

세상 오염이 강할수록

나는 깊은 산 별빛이 좋다


한 가닥 양심은 남았는지

싫어하고 멀어지려는 별빛을 향해 

나는 구애를 하며 다가간다

그 밤 빛 공해가 짙고 별빛이 익어 갈수록 

나는 더 힘을 내 어둠 속으로 파고든다


어쩌랴, 새벽은 밝아 오고

너는 짐 챙겨 떠나려는데

밤새 나누던 사랑여운 남아 있는 나는

졸고 있는 가로등 빛이라도 붙잡고 버텨야

널 다시 만날 염치라도 있는 것을


나타난다

모양도 있다 

무리도 있다

저 별 하나하나엔 전설도 있다

사연이 없는 별이 없어

그 별빛은 잠도 없다


나는 안주도 없이 별빛에 취한다

새벽이 온 줄도 모르고 

나는 별빛만 한잔 두 잔 마시고 있다


속 넓은 별빛은 짐 챙기고 여비까지 챙겨 

방긋 웃는 해에게로 돌려보낸다

나는 어젯밤에도 별빛에게 신세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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