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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Apr 29. 2023

#시가 있는 봄(86)-삶

삶 

                           재환

할머니는 삶은 둥근 모양이라고 하셨다

네모처럼 모서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삼각형처럼 꼭대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했다

둥근 원은 나를 중심으로

어느 누구와, 어느 방향으로 손을 뻗치나 모두 똑같다

그래서 삶은 공평하고

공평하게 살아야 삶이라 했다


아버지는 삶이란 평행선이라 했다

기차선로와 같이 외로이, 때로는 꿎꿎하게 살다가

쉼터인 역에 다가가서야 

비로소 교차를 허락하니

삶은 늘 평행선을 가다가 

쉼터를 만나면 반드시 쉬어가야 하는 것이 삶이라 했다


내게 삶이란 둥근 원인 동시에

평행선이 되기도 한다

할머니가 떠오르면 원으로 

아버지가 떠오르면 평행선으로 정의한다

나의 삶에도

할머니의 유전자와 

아버지의 유전자가 공존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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