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봄(96)-5월이 지나가네

by 연오랑

5월이 지나가네

재환

5월이 다 가기도 전에

윗도리를 훌러덩 벗었다고 욕하지 마세요

내 잘못이 아니라 분수 모르는 날씨 탓이랍니다

아이스커피를 마셔도, 빙수를 퍼 먹어도

가시지 않는 갈증

난 그것이 더위 때문으로 여겼습니다

봄비답지 않게 세차게 비가 내리던 날

몸은 외투를 찾을 만큼 서늘했지만

왠지 가슴은 더 뜨거워졌습니다

거울을 보는 순간 난 그 병의 원인이

가슴에 늘 청춘만을 품고 살았던

분수를 모르는 나 자신 때문임을 알았습니다

비난해도, 조롱해도 좋습니다

5월의 내 청춘은

내년에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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