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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뉴 Feb 20. 2019

15살, 나만큼 큰 놈을 위한 글

지금부터 시작하자!

내 친척동생은 15살 밖에 안 된 주제에 키가 나(184cm)만하다. 건방진 놈.   


초등학교 4학년 때는 저리 귀여웠는데, 지금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잘 먹고 잘 크는 것이 정말 좋은 일이지만, 어쩐지 자꾸 신경이 쓰이는 게 아마 친척동생의 미래가 예상돼서 그런 것 같다.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은 내게 없다. 하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인간에게 주어진 중요한 능력 중에 하나이며, 그것을 개발하는 사람이 소위 ‘땡’ 잡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나 역시 그것을 가져보려고 부단히 노력 중이다만, 잘 되지는 않는다.     


그 친구에게 간절히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만날 때마다 해주었지만, 잔소리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그 친구를 위해 오늘은 꼭 할 말을 전해야겠다. 그리고 대상을 좀 넓힐 수 있다면 험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들에게도 해당이 될 것 같다. 아님 말고.    

 



1. 자기 방부터 치우자.    

 

방황하고 싶은 시기에, 이 말 저 말 다 듣고 싶지 않겠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반드시 지키자. 아침에 일어나 이부자리 정리하고, 아무 데나 걸어놓은 옷과 이상하게 뒤집어 놓는 양말들을 잘 개어 놓길 바란다. 그리고 마치 밤새서 공부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난장판인 책상과 책꽂이들을 정리하고 학교에 가길 바란다. 방청소를 하라는 말이 굉장히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진심이다.     


방청소를 하라는 이유는 변화라는 것을 가장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마음속 생각이나, 잘하겠다는 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방을 치우면 학교 가기 전 깨끗하게 정리된 네 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생각보다 괜찮은 성취감도 얻을 수 있다.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그 성취감은 처음에는 느낄 수 없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전까지는 모른다. 혹시 느껴보고 싶다면 계속 방을 치워라. 그것도 깨끗이.   

  

만약, 정말 방을 치우기 싫다면, 너의 의견을 존중해주겠다. 하지 마라. 하지만 그 뒤에 일어날 모든 일들에 대해 절대로 후회하지도 말고, 절대로 남 탓도 하지 마라. 그리고 책임은 오로지 네가 다 지길 바란다. 협박이 아니다. 인생을 살아간다는 게 방청소 같은 쉬운 일도 못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가혹한 일들의 연속이다. 시작은 아주 작은 것이었으나 결과는 산더미 같이 커져있을 것이다. 얕은 산도 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수 백 개가 넘는 높은 산들을 넘을 수 있을까. 마음대로 하라.    


쏟아지는 별과 은하수를 만나기 위해선 조금씩 높아지는 봉우리들을 몇 개나 넘어야 한다.




2. 시간은 무조건 지켜라.    

 

시간을 아끼기 위한 고민이 세상을 이처럼 빠르게 변화시켰다. 그리고 그 시간을 얻기 위해 상상할 수 없는 돈과 사람이 투자되었다. 그런 마당에 우리에게 날마다 주어지는 24시간, 1440분, 86400초는 정말 귀한 것이다. 잔소리로 들리겠지만 어쩔 수 없다.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건 사람들도 역사 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   

   

네가 지켜야 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다. 매일을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너의 마음이 참 안쓰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간을 대충 쓰는 것은 정말 큰 죄이다. 일어나는 시간, 자는 시간, 등교시간, 학원가는 시간, 숙제 시간 등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규칙들이 네 주위에 많다. 어떻게 할 것인가? 지키지 않을 것인가? 아니면 지킬 것인가? 선택은 네게 달렸다. 혹시 귀찮다는 핑계를 대고 싶다면, 인생을 마무리할 때 그 핑계를 대라.


한 꼰대의 이야기로 들린다면, 그건 네가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지금도 일정한 속도로 흘러가는 시간에 네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10년, 혹은 그 배의 시간이 흘렀을 때 너는 여전히 과거에 머무르고 있는 ‘어린’ 어른일 것이다. 실력이나, 성품이나, 하는 일 등 여러 방면에서 너는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뒤로 처지는 사람이 될 것이다. 나의 경고가 아니라 역사가 그렇게 말하고, 우리가 만나볼 수 없는 위대한 사람들이 말한다. 그리고 이 세상 어느 곳에 가서도 알 수 있는 아주 기초적인 것이다.     


시간을 잡아라. 그리고 그 시간을 반드시 네 것으로 만들어라. 흘러가는 시간은 멈추고자 하는 사람을 절대로 붙잡지 않는다. 가장 냉정하며 가장 현명한 시간을 반드시 네 것으로 만들고 잡아라. 그리고 철저히 지켜라.  


시간은 계속 흐르며, 너를 위해 절대로 기다려주지 않는다.



 

3. 꿈을 만들어 보라.     


“또 꿈 얘기야?”라고 할 줄 알았다.

      

물론 내가 말한 꿈은 엄청나게 큰 목표와 계획들로 이루어진 것이 맞다. 하지만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꿈이란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등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 꿈이 될 수도 있다. 원래 꿈을 만들고 싶으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들을 먼저 이루어가면서 시작하는 것이다.     

 

당장, 하고 싶은 것들을 100가지를 적어봐라. 아, 너무 많다고 생각이 들면 우선 10개만 적어보라.

혹시 이렇게 쓸지도 모르겠다.     


① 소파에서 자기

② 배그하기

③ 과자 먹기

④ TV 보기

⑤ 유튜브 시청하기

⑥ 핸드폰 게임

⑦ 친구랑 카톡

⑧ 아무것도 안 하기

⑨ 안 씻고 자기

⑩ 숙제 안 하기     


이것도 꿈은 꿈이지만, 조금 더 괜찮은 것을 적어보라. 갖고 싶은 것이라든지, 먹고 싶은 것이라든지, 하고 싶은 것들. 위에 적어놓은 10가지들은 이미 네가 잘하고 있는 것이며, 이미 몇 백번이고 이룬 것들이다. 아직 네가 하지 못한 것들 중에서 괜찮은 것을 골라서 적어보고 그것을 어떻게 이룰지 한 번 고민해보라.  

   

인생에서 이런 꿈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모든 사람을 조사해보지 않았지만, ‘80대 20 법칙’에 의하면 꿈을 가진 사람은 20퍼센트가 채 되지 않는다. 그만큼 자신의 인생에서 한 번쯤 멈추어서 방향을 잡고 가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이다. 잠깐 멈춘다고 수학 문제 푸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꿈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속도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꿈을 가진 사람이 수 시간 내에 역전한다. 명심하라. 인생에서 방향 없이 달려가는 것은 세상에서 제일 미친 짓이다.      


꿈이라는 것은 결국 방향을 뜻한다.


아주 작은 것들부터 시작해 보아라. 장담컨대 하나씩 이루어 나가면 반드시 꿈은 커진다. 나중에는 네가 꿈을 끌고 가는 건지, 꿈이 널 끌고 가는 건지 모를 것이다. 20대 후반을 살고 있는 내가 무슨 꿈을 그렇게 크게 이루었냐고 하겠지만, 난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이루었고, 또 많은 것들을 꿈꾸고 있고, 또 많은 것들을 이룰 예정이다.      

나는 지금도 먹고 싶은 것도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다. 카메라도 더 좋은 걸로 바꿔야 하고, 드론도 바꿔야 하고, 렌즈도 다 바꿔야 한다. 차도 다시 사야 하고, 돈도 모아야 한다. 이런 것이 꿈이라면 꿈이다. 너도 꿈을 한 번 적어보라.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라. 그것이 너의 인생 계획이 될 것이다.  



   

4. 긍정적인 말 사용하기  

   

아주 유치해 보이는 이야기이지만, 항상 자신에게 긍정적인 말을 사용해라. 평소에 네가 하는 말들을 들어보면 굉장히 부정적이다.     


“아, 안 해!”

“아~ 왜?”

“아, 싫어.”

“그냥 하기 싫어”

“난 못해”  

   

네가 잘 모를 것 같아서 내가 일단 5개만 적어보았다. 특히, 저 마지막 말 ‘못한다’는 말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다. 정확하게 말하지만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나는 사람의 능력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들을 제외하고는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역사가 그렇게 쓰여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쓰여질 것이다. 너는 어떠한가?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은가, 할 수 없는 일이 많은가. 지금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더 커서 하고 싶은 일도 못하게 된다.


저 말들을 반대로만 바꾸어서 말해도 좋아진다. 네가 하는 말 중 10개의 말들을 적어 꼭 반대로 말하는 연습을 하여라. 출발은 말에 있다. 물론 말을 할 때 생각을 하고 말해야 한다. 네가 잘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할 수 있다고 계속 말해라. 가능한 한 많이 거울에 비친 네 모습을 보고 주문을 외우듯이 할 수 있다고 말해라. 그리고 또 하려고 시도도 해보아라. 돌아오는 것은 다시 하기 싫은 너의 모습이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또 말하고, 시도하고, 반복해라. 실패가 좀 쌓여줘야 성공할 수 있다.  


자신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건 네 말과 생각에 있다.

 



성공이라는 거창한 말은 일단 넣어두고, 그래도 남들보다 조금은 다른 삶을 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꼭 해라.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내일은 더 못한다. 그리고 계속 쌓이면 먼 미래에 네가 할 수 있은 결코 없다.    

  

잔소리 좀 했다. 15살 아직 할 만하다. 습관이나 생각을 고치기에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네 의지에 달렸다. ‘얼마나 바뀌고 싶은가’하는 의지 말이다. 그 의지가 생긴다면 방법은 생긴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찾는다’는 말이 있다. 물을 먹어야겠다는 의지가 생긴 사람만이 사막 한가운데서도 물을 찾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물을 찾을 이유가 없다.     


삶이 힘들다. 어린아이부터 시작하여 노인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쉬운 세대가 없다. 공통점이라고는 다 힘들다는 것 하나뿐인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으로서 기대심만 높은 기성세대 사이에 끼인 네가 이리저리 불편한 것 잘 안다. 학교 다니는 것도 귀찮고, 부모님도 다 귀찮다. 나름대로 고민이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래서 너는 아직은 괜찮은 놈이다. 네게 '모든 사람도 다 그랬다'는 그 따위 말로 위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공은 던져졌고, 이제 너는 공을 치고 1루 베이스를 밟으면 된다.


첫걸음에, 끝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계속 걸으면 반드시 원하는 곳에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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