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인사(HR)을 하고싶은 이유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조금은 오그라드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던 대학교 2학년 시절, 현장실습 기회를 얻게 되었다. 당시 신제품 PR을 위해 체험단 선발을 해야했고 이 과정을 오롯이 혼자 담당하게 되었다. 어찌저찌 모집 과정을 끝마친 후 여러 조건을 고려하여 대략 40명 정도의 체험단을 선발하게 되었다. 하지만 제품 수령 후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많았기에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나가야 했고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개설하여 40명의 인원과 꾸준히 소통을 이어나갔다. 결국 100%의 체험단 후기 작성률이라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궁금했다, 단순한 체험단을 모집하고 선발하는 과정이 아닌 기업에서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은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울까? 다음 학기에 바로 인사관리 과목을 수강신청했다. 허츠버그 교수님의 2요인 이론을 학습하며 나의 편견이 깨졌다. 돈이 개인의 직무만족도에 대한 동기 요인(개인의 직무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들)이 아닌 위생요인(개인의 직무만족도를 낮추는 요소들)이라는 점, 오히려 상사로부터의 인정과 신뢰 그리고 업무를 통한 성취감 등이 동기 요인이라는 점을 통해 돈이 제일 중요할 것이라는 나의 편견이 깨지게 되었다.
또 다시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실제로 기업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인적자원을 관리하고 있을까?
인사/노무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고 싶어졌고 패기롭게 공인노무사 시험에 도전했다. 2년간의 도전 결과 1차 합격, 2차 불합격의 성적표가 쥐어졌다. 조금의 미련은 남았지만 수험생활을 통해 노무사와 기업의 인사담당자의 차이점을 명확히 알 수 있었고 인사담당자가 되기 위해 깔끔하게 포기할 수 있었다. 노무사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노사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조직의 성과 향상을 목표로 인적자원의 확보와 육성을 위해 노력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노무사는 법을 통해 사건을 바라보고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조직의 비전과 문화를 바탕으로 사람을 바라본다.
기업에게 구성원 한명은 일부지만, 그 구성원에게 회사는 그 이상의 존재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구성원으로서 한 명분의 몫을 온전히 해내기 위해 평균 25년 정도의 교육을 받고 여러 역량을 쌓은 후 부푼 꿈을 안고 회사에 입사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치열한 삶을 응원하기에 인사팀에 입사하여 구성원들이 더 높은 직무 만족도를 느끼도록, 구성원들이 평가와 보상에 공정성을 느끼고 수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
스물 여덟, 취업에 있어 거의 마지노선에 가까운 나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가끔 내가 가는 이 길이 맞나 싶은 생각에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하고 조바심이 생겨 다른 직무로 지원을 해야 하는지와 같은 고민이 들 때가 있다. 그럼에도 그런 두려움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인사 직무를 지원하는 이유는 열심히 노력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로애락과 같은 삶을 진심으로 응원하기 때문이다.
실례로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친한 학교 선배들과 가끔 술자리를 갖게 되면 선배들은 회사 얘기를 할 때 제일 행복하고 신나 보인다. 너는 절대 우리회사 오지마라며 우스갯 소리로 회사 흉을 보지만 그 뒤에 숨은 회사에 대한 애정이 많이 보인다. 그 애정의 유효기간을 늘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