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컬럼니스트 전영혁

by 벽난로


예전에 한 음악잡지에 이런저런 앨범이 소개되던, 디스코그래피 기사가 항상 내 주목을 끌었었다.

여러 알려진 혹은 알려지지 않은 명반을 소개해주던 그 글에는,


"앨범의 백미" 라던지 "압권" 그리고 뜻을 몰라 국어사전을 찾아보게 했던 "점철" 같은 단어 등


일상생활에서는 잘 쓰지않는 단어들이 가득했던 ... 실로...점철되어 있던 그 글..


그 글을 썼던 분은 바로 전영혁 씨란 분.

그러다가 그 이후 제도권(?)으로 나오시며, KBS FM에서 <25시의 데이트>라는 상당히 있어 보이는 이름의 프로그램 진행을 시작하셨다.


8pm의 황인용의 골든팝스에 출연하셔서 홍보도 하셨고


그 이전에 이미 스웨덴의 기타리스트 Yngwie Malmsteen 잉위 맘스틴 (혹은 잉베이 말름스틴)의 소개글중 : "엄청난 기타연주를 하던 잉위의 축복받은 손가락을 부러워하며, 내 손가락을 저주하며 잠못 이루었다."

는 한 줄에 꽂혀 내가 잉위의 앨범을 사게 했었고,

잉위 맘스틴


지지지 지~~~ 하고 시작하던 Far Beyond the Sun을 카피하여 쳐보게끔 하고

(고백하면 전곡 카피보다는..말그대로 앞부분 위주로 ㅎㅎ)


낙원상가를 헤매 전자기타 (나는 electronic guitar가 아닌 electric guitar이니 홀로 전기기타라고 친구들에게 강변하곤 했지만 언어의 사회성을 고려 그냥 전자기타라고 하자.) 를 구입하였다.


MSG (인공감미료 말고 )를 이끌던 마이클 쉥커의 기타 Flying V 를 살까 하다가 (정확히는 플라잉V 모양의 기타)


잉위를 따라 펜더 (역시 정확히 표현하면 펜더와 비슷하게 생긴 기타)와 앰프,

그리고 디스토션, 헤비메탈 등의 이펙터를 사와서 방에서 쳐보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기억나는 건,

1997년 11월 출장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에서 공연을 하러 온 바로 그 Yingwie와 만나고 !!!!!!


그래 바로 바로 그 잉위 !!!

(키가 정말 컸다. 음.. 내가 작은건가? ㅎ)


근데 당시 키도 키지만 체중이 너무 불고, 인상도 내가 알던 앨범재킷의 그는 아니었던 느낌 ㅠㅠ

(피천득의 인연... 아니 만나니만 못햇 ??)


그래도 뒤쫓아가서 싸인도 받고 검은색 깁슨 기타 피크도 받았었다.


아무튼 다시 고교때로 돌아가면...

음악좀 듣는다는 친구들. K군, P군 그리고 또다른 K군 들과 어제 전영혁에 무슨 노래가 나왔는지 썰을 푸는게 다음날 일과의 하나일 정도로 전영혁씨의 영향은 지대했던 것 같다.


심지어 전영혁 아저씨의 존함을 어떻게 발음할 것인가 ?

[저녁녁] 인지 (저녁녘 ?)

[전영역]인지 (수능 언외수 전영역?)


가지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아규 (argue ? 내지 아귀 다툼) 을 하기도 했고, 마타도어가 난무하기도 했는데,

(암튼 남이 모르는 음악지식 하나 알면 그게 비교우위 였었으니)


예를 들면 어떤 노마가 전영혁아저씨가 전영록 형이라나 뭐라나.


그게 한동안 정설로 먹혔다. 그분의 사진을 보기 전까지. 같은 느낌은 아니니까

전술한대로,

그분의 해설은 항상 처절함이 느껴졌었는데,

앨범에 어떤 곡이 "수록"되어 있다고 표현하면, 포스가 약하다고 생각하셨음인지 꼭 "점철되어 있다."고 했었고,


가장 좋은 곡도 "백미", 하이라이트는 "압권"으로 표현하곤 하셨다.


중요한 건 그런 표현들이 남발되지는 않았다는 거다.

정확히 백미인 곡에 백미라고 낙점을 해두셨고, 찾아들어보니 "역시~~!" 였다.


Ozzy Osbourne의 기타리스트 랜디로즈가 비행기 사고로 26세에 요절한 것을 AFKN 라디오 뉴스에서 듣고 밤새 잠못 이루었다는 감정이입하게 했던 글도 기억이 난다.

랜디 로즈


그러고보니 이 '요절(夭折)' 이란 단어도 평생 들어본 횟수보다 전영혁씨 글에서 더 많이 본듯.

그분의 글의 공식이 있는듯 한데 ㅎ


▪︎일단 기타리스트는 6~8세 경 유아용 기타를 선물받고, (이건 팩트니 그렇다 치고)

▪︎많은 천재들은 요절하고, (RIP...)

▪︎모든 가수의 앨범중, 1집이 제일 좋고, 1집 성공후 대중성을 위해 2집부터 변절하여 실망한 매니아팬들은 2집을 뽀개서 우편으로 보내 분노를 표시했고,

▪︎메틀발라드는 처절하며,

▪︎신나는 곡은 라이브투어에서 마지막 엔딩송으로 쓰임직하다는 코멘트

▪︎등등


근의 공식 아니 전의 공식 ㅎㅎ


무튼.... 그렇게 학교생활에 청량감을 주던 전영혁의 25시의 데이트.

부모님 결혼기념일을 축하드린다는 엽서를 보내서 방송에 소개도 되었는데 다음날 열라 많은 애들이 "너 나왔더라." 할 정도로 많이 듣던 그 프로.


근데 어느날 갑자기 프로그램 이름이 <1시의 데이트>라고 말씀하시는 거다. 응?

그게... 자정이 넘으면 날짜 카운팅을 새로 하는데 날짜는 1시로 세고, 정작 프로그램명은 25시이니.... 전날 날짜가 이어지는거라서 혼선을 준다는 이유였던 것 같은데


아무튼 <1시의 데이트>라는 맥빠진(?) 이름으로 인해, 바뀐 며칠간 괜히 안타까워 하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그 1시의 데이트를 들으며...

<클라투>라던지, <르네상스> 등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그 몇년 전에 음악세계 디스코그라피에 <클라투>글을 소개하셨던 바 있었는데

직접 프로그램까지 맡으시게 되사 직접 틀 수 있으니 얼마나 신나셨을고....

<클라투 데뷔앨범>

텔레토비에 영감을 제공해 준...


클라투 外에도... 르네상스, 트리움비라트 등등을 전영혁 아저씨를 통해 알게되었다.

한가지 파격은... 한곡 소개가 아닌 때로는 앨범 전체를 틀어주시는거다. 아싸.


당연히 녹음을 해서 소장하곤 했는데, 당시에는 공테이프가 주로 많이 쓰는 60분, 90분들 외에 46분짜리가 있었다.

46분 테이프라니 ㅎㅎ 보통 LP 한면이 21~22분 남짓이라 대놓고 복사하라는 착한상품이었던 것 같은데 당시 멋모르고 프로그레시브 록 음악을 겁없이 46분테이프로 게기다가 한면이 30분씩 되는 것도 있음을 그때 처음 알기도 했었지. 노래는 계속 나오는데 테이프는 끝 ㅎㅎ 아놔...짤렸어. 하게 되던 ㅎ


전영혁 아저씨

문득 근황이 궁금하여 끄적대봤다


ps. 다음번엔 잉위맘스틴 아저씨 만난 이야기좀 써봐야겠다.


-일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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