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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이 Feb 20. 2022

교행, 신규가 가져야 할 마인드 3가지

교행 꼬꼬마 멘탈트레이닝 2 #01

안녕하세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교행 꼬꼬마 가이드북"의 저자 연이입니다.


마인드(mind): 어떤 개념에 대한 심적인 의욕이나 경향. 또는 그것에 대한 주의력이나 인지도(認知度).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교육행정직 공무원을 합격하여 학교 행정실에 발령받아 근무를 하다 보면 자신이 생각한 공무원의 이상적인 근무환경과 현실과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을 느낍니다. 하루 이틀 근무를 하다 보니 공무원으로서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직면하는 순간 멘탈이 깨지기 시작합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자신의 방향성을 알지 못한 채 그저 밀려오는 일들을 겨우겨우 처리하느라 조급함에 한숨이 지어집니다.


생리욕구의 기본인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다시금 심기일전을 해보지만, 여전히 행정실의 다른 분들은 여유롭게 뭔가 프로다운 모습으로 일을 하는데, 자신만 뭔가 나사 빠진 로봇처럼 삐꺽 대는 이유가 뭘까 고민하며 초과근무를 합니다. 


교행 꼬꼬마 연이 역시 그런 마음을 가졌기에 힘들고 괴롭고, 이곳은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닌가 보다란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그런 연이가 6년 차 교행직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에 가끔 제 자신에게 놀라고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졌던 신규 마인드를 이야기로 풀어볼까 합니다.


교행, 신규가 가져야 할 마인드 3가지
'웃음', '적극성', '용기'



1. '웃음'을 잃지 않는 마인드

2016년 처음 초등학교 행정실로 발령을 받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매일 같이 인사를 하고 다녔습니다. 사실 늦은 나이에 공무원이 된 연이는 어쩌면 그들이 더 불편할 수 있는데,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을 보고 쭈뼛쭈뼛 인사로 화답을 했었어요. 일에 대한 바쁜 마음에 그들과의 소통은 인사밖에 없더라고요. 화장실을 가거나 교내를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분들은 선생님이거나 학교에 근무하는 직원이거나 학교를 유지 보수하기 위해 오는 업체 사람들이거나 학부모님들이죠. 


신규라 일로 뭔가를 보여주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이는 다르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반갑게 맞아주는 분들을 보면서 '인사'라도 잘하는 행정실에 근무하는 주무관이 되어 보기로요.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밝게 솔톤으로 인사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게 금방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찰나의 긍정효과라고 생각했지요.


실장님에게 급여결재를 맡거나 지출결재를 맡을 때도 결재를 다 하고 결재판을 가져다주면 냉큼 자리에서 일어나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했어요. 이런 대답에는 항상 '웃음'이 포함되어 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안 하기에 실장님도 이런 연이의 태도를 보고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었죠.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실장님이 결재판을 가져다주었을 때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하고 꾸벅 인사를 건네니, 실장님이 이렇게 물어보더군요.


실장: 연 주사는 뭐가 감사한 거야?
연이: 서류를 보고 잘못한 부분을 짚어주고 결재하느라 힘드셨잖아요.


당연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니 의구심을 가졌던 실장도 연이의 대답에 흔쾌히 마음을 받아주셨어요. 이런 인사가 행정실의 분위기도 조금씩 바꿔놓기 시작했지요. 연이만 하던 인사를 다른 누군가가 따라 하기 시작하는 작은 변화도 일어났죠.



2. '용기'를 잃지 않는 마인드

실수를 크게 해서 다시는 이 일을 못할 것 같은 생각이 엄습해 온 적이 있었습니다. 정말 이제는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죠. 큰 실수를 감추기에는 너무 커서 감출 수 조차 없었어요. 이를 어찌해야 하나 고민을 하며 마음이 산산이 부서졌어요. '웃음'만큼은 유지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조차 없을 정도로 자신감이 없어지고, 자존감마저 바닥을 뚫고 땅속 깊은 곳에 묻히는 마음이 여러 날이 흘렀어요.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서, 해결하지 못하면 나간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냈어요. 어찌 되었든 해결은 해야 하니까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내 자신에 대한 '감정'이 아닌 '해결'에만 초점을 맞추니 감당할 용기가 생기더군요. 그렇게 실수를 실장님에게 보고를 하고 해결책을 어느 정도 제시를 했어요. 혼날 각오를 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6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교행에서 가장 큰 위기였고, 그와 비슷한 위기가 오더라도 그때만큼은 아니다는 생각으로 해결을 할 용기를 얻게 되었으니 어쩌면 '위기'가 아니라 용기 낼 '기회'가 된 것 같아요.



3. '적극성'을 잃지 않는 마인드

이제 조금 할 만한 능력이 되니 자신감 있게 일처리 하던 연이가 어느 날 일이 어그러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어요. 뭐랄까? 누군가 일을 망치게 하려고 조정하나 싶을 정도로 맞물려서 일은 계속 꼬여만 갔어요. 마음이 한순간에 얼어붙어 주눅이 들었죠. 이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자만이고 오만이지 않았나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한없이 빠져드는 감정의 깊이에 역시 이곳 일은 녹록지 않구나 싶었습니다. 


이럴 때는 어찌했더라? 고민이 되어 행정실 밖으로 나갔어요.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있는 학생들을 보니 근심 걱정 없이 밝게 뛰어놀더군요. 학교를 올려다봤어요. 학생으로 학교에 올 때와 다르게 일터가 되어 버린 학교는 나름의 크기가 있었어요. 학창 시절 다니던 학교를 어른이 되어 가면 그렇게 작게 느껴지던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일터로서 학교를 바라봤을 때는 왜 크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네요.


학교가 살아 움직이며 일을 만들어 내는 건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마음은 쪼그라들어 행정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죠. 누군가 이 일을 해결해주었으면 하는 못된 마음도 생기니 이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나 싶어요. 그렇게 3바퀴 4바퀴를 배회하며 학교를 걷다 보니 흔들어진 마음들이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내 일이 아니라고 해봤자 내 일이 아닌 게 아닌 것이고, 어차피 해야 한다면 '해보자'하는 '적극성'이 얼굴을 내밉니다. 


먼저 뭐부터 하면 될까만 생각했어요. 못하는 것에 대한 생각보다는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할 수 있는 만큼 하다 보면 뭔가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었죠. 그렇게 할 수 있는 것 하나 둘 하다 보니 알아서 도움이 되는 일이 일어났고, 완벽은 아니지만, 해결의 기미가 보였습니다.



고민만 하다 보면 아무것도 못하더라고요. 신규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이쪽 일을 하는 사람들은 항상 고민되는 일이 생기죠. 신규와 프로의 차이는 그 고민을 적게 하는 차이이지 않을까 싶어요.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게 신규에서 프로로 가는 경험의 길이라는 것을 이제 와서 아주 조금 알 수 있네요. 누군가에게 이런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말을 하는 것조차 오만에 가까운 말일 수 있지만, 누군가는 이런 생각에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기에 제가 겪은 마음의 상태를 그대로 표현하여 스스로 길을 찾기를 기원합니다.




ABOUT "교행 꼬꼬마 멘탈트레이닝 2"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들로 인해 마음이 다쳐 괴로워합니다. 교행직에 대한 많은 부분이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어 합격 후 자신만 그러한가 생각하며 방황을 많이 합니다. 교행 꼬꼬마를 위한 멘탈트레이닝은 사례를 통해 대처방법을 제시하여 멘탈 트레이닝 시뮬레이션으로 멘탈 강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교행 신규분들, 교행직을 고민하는 공시생, 그리고 일반인에게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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