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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이 Dec 11. 2022

교행, '관계'에 '관계'를 말하는 이유

교행 꼬꼬마 멘탈트레이닝 2 #13

안녕하세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교행 꼬꼬마 가이드북"의 저자 연이입니다.


관계
1.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 또는 그런 관련.
2. 어떤 방면이나 영역에 관련을 맺고 있음. 또는 그 방면이나 영역.
3. 어떤 일에 참견을 하거나 주의를 기울임. 또는 그런 참견이나 주의.
4. ((‘관계로’ 꼴로 쓰여)) ‘까닭’, ‘때문’의 뜻을 나타낸다.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관계'에 '관계'를 말하는 이유


1. '관계'의 처음

관련이 전혀 없는 이곳에 발을 들인 지도 벌써 햇수로 7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교행직에 들어와 관계가 형성이 되고 처음 느낌은 '낯섦'이었다. 마치 외국의 어느 도시에 간 느낌이랄까. 사실 이 느낌도 연이는 잘 모른다. 가까운 제주도조차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생경함은 단어의 선택에 어눌함이 녹아있을 수 있다. 그저 외딴섬에 혼자 떨어진 느낌이랄까. 업무의 '관계'도 직장이라고 할 수 있는 학교의 행정실이라는 장소의 '관계'도, 그 속에서 연이랑 같이 업무를 하는 그들과의 '관계'도 모두 낯섦의 연속이었다. 어쩌면 그게 당연함에도 쉽사리 사람에게 다가가는 성격이 아닌 연이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어려운 일이었다.


여성과 남성, 나이의 차이와는 별개의 문제였다. 


교장 이하 교사, 학생, 교무실무사 이하 근로자, 그리고 연이와 같은 교육행정직. 여러 직군들이 모여 있는 곳인 학교란 곳은 그들의 '관계'를 통해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곳이기에 서로의 마음의 이해관계도에 따라 융합되기도 하고 살짝살짝씩 금이 가고 잡음이 나기도 했다. 꼬꼬마 연이는 아직 이곳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지 못한 채 생경한 업무의 '관계'에도 벅찼다. 


조금 익숙해질 만하면 가시 돋친 장미처럼 연이를 찔러대는 업무들이 좀처럼 그 장미와 친해질 수 없었다. 그 장미와 친해지기 위해 부단히 그의 특성을 공부하고 익혀야만 했다. 매년 바뀌는 변화무쌍한 그 장미는 매년 연이를 혼란스럽게 했지만, 수년이 지날 즈음, 나름 장미의 가시에 찔리지 않고 공존하는 방법을 배웠다.



2. '관계'의 중심 

각기 다른 사정과 형편이 있어서 행정실을 찾은 그들을 대하는 교행 신규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업무의 '관계'만 신경 써서는 학교란 곳에서 살아남기에 녹록지 않은 곳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이곳의 수많은 '관계'들은 무엇 무엇 '관계로'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했다. 


업무 '관계로' 교사나 근로자와의 부딪힘이 있기도 했고, 업무의 공통점의 '관계로' 으쌰 으쌰 하여 잘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1년의 사이클 속에서 있다 보니 무엇인가 보이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내 함께 한 실장님이 바뀌고, 차석 주무관님이 가고 모든 게 다시 원점의 '관계로' 연이는 모든 것이 '제로화' 되는 경험도 했다. 


이제까지 배운 것이 모두 틀린 경우도 있었다. 사실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가 맞을 것이다. 새로운 교장이 취임을 하자 그 '관계'의 정립은 판이하게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다. 어린왕자가 여우를 길들이기 전에 서로는 어떤 '관계'도 아니었죠. 김춘수의 꽃이란 시에서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어떤 그 무엇도 나와 '관계'가 형성이 되지 않은 존재였던 것과 마찬가지죠.


달라진 환경과 사람에 대한 적응 '관계'도 역시 배워야 할 것들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3. '관계'는 '관계'로 끝나야지 '관계'까지 가지 말자.

그렇게 수십 번의 업무 '관계', 인간 '관계'를 통해 조금씩 이곳에 익숙해질 즈음, 모든 관계를 뒤흔드는 일이 벌어집니다. 관계란 서로에게 자신의 경계에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내어주는 일인데, 업무 '관계'로 일을 하면 할수록 어려운 일이 벌어진다. 들어온 그들이 어느 정도 선을 지키지 않고 '관계'를 엉망으로 만드는 일이 일어난다. 배려가 권리인 줄 아는 경우가 벌어진다. 


서로가 배려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은 '정성이 들어간 노력'이다. 그게 업무 '관계'로 맺은 사이더라도 통용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조금 알게 되고 좋은 관계를 유지된다 싶으면 참견의 '관계'를 시전하는 경우가 있다. 그들의 논리는 친하니까 이런 것까지 해도 된다는 논리인데, 이게 어떤 사람에게는 엄청난 상처고 다시는 그 사람을 보기 불편할 정도로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교육행정직은 2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근무장소를 이동한다. 딱 2년이라고 틀에 박힌 것은 아니다. 1년 6개월 만에도 가고 그 이전에도 가고 2년이 넘어도 안 가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인사라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제 아무리 실장이라도. 하지만,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있다. 갈 때가 되면 오만 정이 떨어진다랄까. 그 학교에서 마음 편히 가라고 그러는지 '관계'가 좋은 그 또는 그녀가 '관계'를 넘어 참견의 '관계'까지 한 번 두 번 세 번까지 휘몰아친다. 그런 일들이 있고 나면 얼마 안 있으면 정말 그곳을 떠나게 된다. 


교육행정직들에게 도는 말이 있다.


좋은 사람과는 짧게 근무하고 싫은 사람과는 참 오래 같이 있는다.




ABOUT "교행 꼬꼬마 멘탈트레이닝 2"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들로 인해 마음이 다쳐 괴로워합니다. 교행직에 대한 많은 부분이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어 합격 후 자신만 그러한가 생각하며 방황을 많이 합니다. 교행 꼬꼬마를 위한 멘탈트레이닝은 사례를 통해 대처방법을 제시하여 멘탈 트레이닝 시뮬레이션으로 멘탈 강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교행 신규분들, 교행직을 고민하는 공시생, 그리고 일반인에게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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