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게 되었다
삶을 오래 들여다보면
어쩌면 이것은 하나의 성장게임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태어나는 순간
나는 이미 하나의 캐릭터로 세팅돼 있었다.
외모, 지능, 성격의 결, 자라난 환경, 부모, 국가 등 내가 선택하지 않은 값들이 이미 기본 옵션으로 지급된 채로 이 게임은 시작된다.
예전의 나는 그 옵션들을 원망했다.
왜 나는 이런 능력치를 가진 캐릭터로 시작해야 하는지,
왜 남들은 더 좋은 아이템과 능력치를 타고나는지 억울하고 서러워한 날도 많았다.
나는 두 번의 끝을 지나 돌아오고 나서야 조금 달라진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게 되었다.
주어진 세팅값은 바꿀 수 없지만 그 값을 어떻게 사용하며 살아갈지는 오직 나에게 달려 있다는 것.
삶은 결국 이 캐릭터로 주어진 퀘스트를 하나씩 해결해 가는 과정이었다.
힘들고 난해한 미션도 있고, 뜻밖에 쉽게 지나가는 단계도 있다.
어떤 스테이지에서는 격렬히 부딪히고, 어떤 스테이지에서는 잠시 멈춰 숨을 고르는 것뿐이다.
그러면서 나는 조금씩 레벨이 올랐다.
상처를 견디는 체력도,
사람을 이해하는 감각도,
나를 지키는 기술도
서서히 나만의 스킬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내 삶은 그냥 하나의 게임이다.
게임 속 캐릭터가 그러하듯 불평불만보다,
내게 주어진 옵션을 어떻게든 잘 활용해 하나씩 미션을 클리어하며 살아가는 것이 내 몫이라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생각보다 훨씬 많이 성장해 왔다는 사실을 조용히 인정하게 되었다.
이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어떤 스테이지가 펼쳐질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다.
주어진 옵션으로도 충분히 살아낼 수 있고,
때로는 예기치 않은 보상과 성취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걸.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 캐릭터의 현재 능력치로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낸다.
그게 바로 이 삶이라는 게임을 계속 살아가는 나만의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