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의 ‘철학vs철학’을 읽으며

‘제 5장.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로 시작

by 회색철학

5장에서 강신주는 데카르트와 파스칼의 이야기를 담았다. 중세시대에서 르네상스 시대를 넘어가는 배경 속에, 신이라는 절대적 존재아래 인간이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에 홀로서기를 하는 과정 속에, 그 토대를 마련해 준 데카르트와 그를 조금은 비웃듯이 의견을 펼친 파스칼에 대한 이야기이다.


신에 의해 모든 것이 정의되던 시대 속에, 신의 존재 없이 인간은 홀로 그 존재를 입증해야 하는 시기였다.


데카르트의 한 줄,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현시대 사람들에겐 엉뚱한 소리 같을 수 있으나, 신에 의해 부여받았던 인간의 정체성을 그 자체로 이성을 가졌기에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제1 명제가 되는 중요한 한 줄이었다. 이 한 줄은 이후 cogito로 불리며 우리 인간이 스스로 사유하며 존재한다는 반박할 수 없는 제 1명제로 자리매김하며, 이성적인 존재로 인간을 바라보았던 데카르트를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파스칼은 이성과 함께 심정(감정)을 가진 존재로 인간을 바라보았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한 줄은 데카르트의 생각하는 인간의 존재를 갈대와 같은 외압에 쉽게 휘둘리는 감정적인 존재로 격하하며 홀로 서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의 정체성을 보기 좋게 짓밟아버리려고 한다. 현실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 파스칼의 생각은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과 같이 인간에 대한 데카르트의 견해를 곡해한 것이 아닐까 싶다.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과 cogito의 스토리를 통해 사람들은 형이상학을 추구하는 철학자로서 데카르트를 바라본다. 하지만, 모든 것을 의심해야만 했던 시대적 배경 속에 데카르트의 이성에 대한 집착, 모든 것에 대한 의심 속에 자신이 의심하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자각함으로써 깨닫게 된 인간의 이성에 대한 집착은 당시, 신이라는 실재였던 것이 사실은 허구인 시대적 배경 속에서는 육체로 확인할 수 있었던 실재적인 것(신)들에 대한 의심에서 비롯되었지만, 현시대의 지식을 토대로 바라본다면, 누구보다도 허구(신) 속에서 실재를 바라본 존재이지 않을까? 그렇기에 당시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데카르트의 cogito는 인간의 이성, 정신적 세계를 중시하였지만, 오히려 현시대의 배경 속에서는 누구보다도 물질세계에 집중하여 거짓된 정신적 세계 속에서 실체를 바라볼 수 있었던 존재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데카르트의 cogito는 고로, 실제론 허구인 실재를 의심해야 함으로써 인간은 존재할 수 있음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었던 것이며, 그가 심신이원론으로 얘기하고 싶었던 육체와 별개로 존재하는 독립적인 정신은 육체로 상징되는 허구인 실재에 대한 경계와 본질적인 실체를 바라볼 수 있는 정신에 집중하고자 제시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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