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내가 움직여야 벗어난다.

점들의 연장선

by 큰 숲






컴컴한 방 안에 웅크려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닫힌 문을 활짝 열고

탁하니 한 방에 눈앞을 밝혀 줄 사람.


무릎 사이에 얼굴을 깊이 묻고

고개를 떨굴수록 짙은 어둠으로 가라앉는다.

귀를 기울여도 발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 불편한 자세를 바꿔 앉아야 했다

어둠에 갇히고 나니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다.

앉은 자리에 찬기가 올라온다.

불편함은 더 깊숙이 파고든다.


다른 이의 손길을 기다리는 순간이 흘러

내 시간은 잊혔다.

' 괜찮다 더 있어도 된다 '

나약해진 마음으로 오래도록 믿었던 그 말에 속아

불편함이 습관이 되었다.


그제야 서서히 알았다.

불편한 자리를 바꿔 앉는 일도

일어나 불을 켜야 하는 일도

막힌 길을 돌아가는 것도

아무도 대신해 주지 않는다.


내 걸음은 내 두 발로 걸어야 한다.


더디고 또 더딘 걸음으로

한 발

또 한 발


나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는다.


빛이 보이는 방향이든 아니든

내 걸음으로 가 봐야만

어둠은 나를 집어삼키지 못한다.

완전한 빛이 드러나지 않아도

내가 남긴 발자국은 내 길이 된다.


결국,

나를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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