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들의 연장선
볼을 애이는 추위에
별거 없는 따뜻한 차 한 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김이 오르는 잔 위에
숨을 천천히 쉬어본다
숨소리가 제자리를 찾는 순간
멍하니 깊은 사색에 잠긴다.
마음이 가장 편안한 때는
세상과 한 걸음 떨어져
누군가의 시선도
박수도 필요 없던 자리가 아니었던가
별 볼일 없는 한 평 남짓 공간에 앉아서도
내가 그리는 세상에 갇혀 밥을 굶어도
빨리 달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고서도
내가 꿈꾸던 그 지점에 혼자 서 있으니
그날의 나는 그 누구 하나 없이 충분하지 않았나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빛나던 순간보다
다 해진 옷을 걸치고서
흙 밭을 굴러도 크게 웃던 그때가
묻은 채로 상관없이 말갛게 웃던 그때가
누군가의 시선도 박수도 없던
그 순간이
멍하니 앉아 있는 순간에도 아득히 그립다.
차가 식어갈 때 즈음
바지 밑단에 붙어 있는 티끌 하나에
하루의 결이 흐트러진다
손으로 털어내면 될 일을
괜히 한 번 더 내려다보고
이미 지나간 마음까지
함께 털어낸다.
티끌이 문제가 아니라
나를 흔들 만큼
세상이 가까워졌다는 걸
알면서도
정리되지 않은 것은 불안이 되고
사소한 어긋남은
나를 증명하지 못한 흔적처럼 남는다
나는 어떤 만족을 위해 지금 여기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
다시,
차 한 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쥘 때처럼
아무것도 묻지 않아도 되는
그 사색 안으로 돌아가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