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한 자의 용감한 여행
아이를 임신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캐나다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육아휴직 기간에 캐나다에 다녀오자며
계획을 세운 것이다.
사실 나에게 캐나다행은 여행이 아니다.
“시댁”이지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아이를 데리고
인천 - 밴쿠버의 긴 비행시간을 지나
국내선 환승까지 해야하는 시댁행
게다가 차를 타고 또 가야 하는 밴프 여행까지
계획을 한 임산부
아이가 태어나기 전 우리는
이런 계획을 한 번의 고민도 없이 세우고 말았다.
막상 아이가 태어나고 나니 걱정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5개월 중반을 넘어가는 아이가
긴 비행시간을 잘 견뎌줄지, 울지 않을지,
가서 아프거나 낯가려 힘들어하는 건 아닐지..
걱정도 걱정이었지만
캐나다에 계시는 가족들을 만나고
세 살 터울의 사촌 오빠를 만나고 함께 여행도 가며
보낼 시간들을 생각하면 설레고 기다려졌다.
시간이 흘러 생후 174일이 된 너의 첫 캐나다행
인천공항까지 가는 차 안에서 스르르 잠이 든 아가
공항 내에서 뭐가 그리도 신이 나는지
까르르 웃어가며 발도 동동 구르고,
너도 여행 가니 신나는 거야?
아이는 고맙게도
긴 비행시간 중 5시간을 내리 잤고,
착륙하던 순간에 배가 고파 울음이 터진 것을 빼면
단 한 번도 울지도 칭얼대지도 않았다.
세상에 , 이런 순한 아기가 있나!!
우리 좌석 주변에 있던 사람들 모두 착륙 전까지
아기가 있는 걸 몰랐을 정도로
아이는 비행기를 잘 탔다.
그땐 몰랐지
밴프에서 일어날 일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