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일기 10. 밴프

밴프에서 응가테러 당해봤니

by 소담

장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우리는 캐나다에 도착했다.

국내선으로 환승을 하고 우리의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며칠이 지나고 세 시간을 달려

캘거리로 향했다.


장시간 카시트에 처음 타보는 아이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었다


장시간 카시트를 타는 경험이

생후 5개월 후반의 아기에겐 많이 힘들었을 텐데..

용감하고 무모했던 부모였던 우리..


밴프로 달려가는 길 내내

차를 세웠다 아이를 안아서 달래 가며

겨우겨우 캘거리까지 달려갔다


캘거리에 도착하여 호텔 침대에 아이를 눕히니

아이는 그제야 편안한지

방긋 웃는다


우리는 캘거리 동물원도 가고

밴프도 가기로 했다


지금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흐릿해진 그날의 기억들..

그 흐릿해진 기억 사이로 강하게 남은 두 가지 사건.


첫 번째,


캘거리 동물원에 도착을 하여

아이를 안고 들어갔다.

날씨도 좋고 아이 기분도 좋아서

다행이구나 싶었다.


동물원 안을 쭉 걸어 들어가

동물들을 보여주며 시간을 보내던 중,

아이가 칭얼대기 시작했다


졸린가?

밤새 푹 자고 오는 내내 차에서 낮잠을 잤는데..


기저귀인가?

기저귀 문제도 아니었다.


배고프구나!!!

급하게 분유를 타서 아이에게 줬지만 거부


악을 쓰고 울기 시작했다.


이때의 나는 모유수유와 분유수유를 함께 하는

혼합 수유 중이었는데..

아이에게 수유할만한 장소가 보이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벤치에서 혹은 화단에 앉아서

아이에게 모유수유 중인 엄마들이 보였다.

그런데…


아뿔싸


분유먹일 생각에 차에 수유가리개를 두고 왔다.

어쩌지 화장실로 가야 하나 고민하던 끝에..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정신없이 걸어 나갔다.

달리자니 유모차에 탄 아이가 걱정되고

여유롭게 걸을 정신은 없고

걷는 건지 뛰는 건지 모르게 걸었다.


남편이 차에서 가지고 올 수도 있었지만

엄마 품을 찾으며 악을 쓰고 울어대는 아이를

마냥 안고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다


차로 나와서 아이를 안고 품에 안아 수유를 했다.

수유를 마친 아이는 언제 울었냐는 듯

내 품에서 잠이 들었다.


낯설고 피곤한 환경이라

아이는 분유가 아닌 엄마 품을 찾고 있던 것이었다.


차에서 아이가 자는 내내 안고 있었다.

그날 내 품 안에서 새근새근 자던 아이의 얼굴은

희미한 기억 속에서도 또렷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두 번째 사건,


우리는 다음 날

캘거리에서 밴프로 이동을 했다.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레이크 루이스


2016년 어느 날의 레이크루이스


호텔에서 푹 쉬고

수영장에서 물놀이도 한 나의 꼬마 아가씨.


기분 좋은 컨디션으로 밴프 여행을 다녔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 소리

아이는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이 마음에 들었는지

잘 놀고 잘 잤다.


에메랄드 호수
페이토 호수


아름다운 호수들에 반했는지..

화장실조차 찾기 힘든 이곳에서..

나의 그녀는 기저귀 테러를 일으키고 말았다..

카시트의 상태를 확인해야 했을 만큼…..


8년이 지난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날의 멘붕은 잊히지가 않는다.


이 또한 추억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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