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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윰윰 Jul 14. 2022

브런치 삭제하고  트레바리했습니다만?

갑자기 브런치 다시 설치하고 작가 지원

브런치 삭제했다가 오랜만에 다시 깔았다. 에세이를 쓰고 싶어서다.
아마 다시 떨어질 수도 있겠지, 그럼 다시 삭제할 거다. 나 하나쯤 없다고 뭐.
오기는 생기는데 이번이 세번째인 듯, 내겐 뭐든 삼 세번이 땡이다-
브런치가 날 안 뽑아줘서 트레바리에 들어갔고 단번에 파트너가 되었다.

문예창작과 졸업 후 방송작가, 웹진 에디터, 광고대행사 마케터, 인하우스 기획작가(카피라이터)까지 6년간의 제 사회생활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맨땅에 헤딩"입니다.


소설과 시나리오를 전공하며 '작가'가 될 거라 확신했기에 '스펙'이라곤 ZERO였던 저는 단 '한 줄'의 자기소개서로 MBC 정치 시사토크 프로그램 막내 작가가 되었습니다.

방송작가를 그만두고 40일간 유럽 여행을 다녀온 후에 그 스토리를 바탕으로 신규 런칭하는 '웹진' 팀에 투입돼 브랜드 전략, 아이템 선정, 콘텐츠 작성까지 하는 에디터가 되었습니다.

광고대행사 1년 차에는 대기업 신제품 런칭 프로젝트 PM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회사 '최초' 시도, 100여 명을 섭외하고 9명 PPL 진행해 KPI 대비 119%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프리랜서로는 신규 런칭 펫브랜드 브랜드 마케팅 담당, 롯데몰에 팝업스토어 입점시켰고, 현재는 중견기업 인하우스 대행사에서 유튜브 기획 작가 겸 영상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 소개가 이렇게 길어진 것은 제가 걸어온 길이 바로 '콘텐츠'이자, '마케팅'이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보고 이건 특수 영역(창작자)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절대 NO입니다. 너도나도 유튜버를 꿈꾸는 자기 PR의 시대, 당신이 몰랐던 당신만의 스토리로 콘텐츠 마케팅을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이게 내 소개글이다. 맞다. 나는 정말 "맨땅에 헤딩"하며 살아왔다. 하겠다고 다짐해서 해보지 못한 게 없다. 어려서 그림 그릴 때는 재능이 없다기에 하루 8-10시간씩 앉아서 그림만 그렸다. 스케치도 채색도 늘어서 대상까진 아니지만 크고 작은 상을 꽤 휩쓰는 꼬맹이가 되었다.


중학교 때 성적이 전교 상위 5퍼센트여서 학구열 높은 동네에 갔다가 충격적인 전교등수를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미친 듯 공부해서 18살엔 공부 잘하는 애들만 모인다는 심야자율학습반에 당당히 입성했다. 문제는 #맨땅에헤딩 하는 내내 날 미친 듯 몰아세웠던 바람에, 그게 너무 어렸을 때부터 축적되어 있어서 18살에 자율학습반에 들어가자마자 극심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심각하게 왔다는 거? 불행인지 다행인지 도피처가 확실했다.


17살에 교육청에서 하는 문예창작영재교육원에 합격했거든. 어려서부터 논술을 했던 터라 문예창작영재를 뽑길래 그냥 내봤는데 돼서- 살면서 "그냥" 된 적이 첨이라, 가서 글 썼더니 곧잘 쓴다고 칭찬 받길래 신나서 작가가 되기로 했다. 공부는 다 내팽개치고 매달렸는데 생각보다 내가 못 쓰더라고. 결국 수능도 망치고 실기도 망쳐서 반수했다. 그 와중에 공부를 완전 놓진 않아서 처음 간 학교도 수석으로 성적 장학금 받았다. 1학기는 올 A+로 마무리했는데 바로 휴학하고 가고 싶었던 대학 반수했다.


문예창작과 중에서는 선두권인 대학이었고, 어려서부터 꿈꾸던 곳이라 문만 닫고 들어가도 감동! 이라고 생각했는데 수석 입학했다. 글을 써도 좋다는 합격 목걸이를 건 기분에 수석 통보 받고 신나서 방방 뛰었다. 그날이 친구와 만나기로 한 날이라 신나게 놀고는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펑펑 울었다. 극도의 불안감 때문이었다.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내 글을 모조리 버리고 입시에 완전히 맞췄다. 나를 몰아세우고 채찍질하면서 성과를 얻어내는 건 별로 어렵지 않다. 안 해본 것도 아니고 나는 평생 그렇게 살았다. 근데 얼마나 더, 이제 어떻게 해... 하는 생각이 들었고 "요행"으로 얻은 거 같은 거다.


글이란 건 천재나 쓰는 줄 알았는데, 내가 천잰 줄 알고 글을 쓰기로 한 건데,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입학 후에도 한참 헤매다가 겨우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깨달았을 때 졸업 시즌이었다. 졸업 후 아르바이트하면서 되지도 않을 글에 매달리긴 싫어서 방송작가가 되었고, 그 뒤로는 글밥으로 먹고 살려고 미친 듯 아등바등 버텼다. 못 할 일이 없었다- 하면 다 하는 거였다. 닥치면 어떻게든 해내는 게 나라는 사람이라 커리어는 꽤 괜찮게 쌓였지만 내 글은 놓고 살아온지 오래되었다.


내 글을 쓰고 싶어서 브런치에 투고했다. 에세이란 걸 쓰고 싶은데 에세이 플랫폼 중에선 인지도도 높고 괜찮아 보여서. 근데 내 글은 딱히 팔리지 않을 글 같았나보다. 지금도 별로 자신은 없다- 일기 아닌가 싶긴 한데 난 <퇴사하겠습니다> 류의 에세이는 싫었다. 워라벨도 내 인생에 없었다. 그저 구르고 구른 덕에 이제야 조금 숨구멍이 트여서 내꺼를 조금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을 뿐인 지극히 일반인이다.


거기다 십년 넘게, 거의 이십년 가까이 울증에 시달리는 환자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는데 심각했던 시기도 있었다. 지나오고 나니 별 것 아닌, 여전히 시달리며 울증-조증 사이클을 돈다. 그렇다고 약물 치료를 받을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테스트하면 '정상범위'로 나온다. 그렇게 되기까지 부단히 노력했던 과거가 있었다.


<요절>을 꿈꿨던 <작가지망생>에서, <밥벌이>하는 <일반인>으로 살기 위해 부단히 애썼던 이야기를 담아내는 건 딱히 매력 없나. 별로 듣고 싶지 않다면 여긴 내 길이 아니겠지- 근데 한번은 써보고 싶다.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나올 지도 모르는데?


여튼, 저번에 이걸 삭제하고 트레바리라는 플랫폼에 독서모임을 신청했다. 독서모임 중 제일 비싸서였다. 한 시즌을 해보니 나도 파트너해볼 수 있을 거 같아서 신청했고 통과돼서 시즌 1을 끝냈다. 이제 다음 시즌을 준비해서 또 다른 사람들과 함께 4개월간 독서모임을 진행할 거다.


이 외에도 영화 리뷰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고, 영화모임과 각종 살롱의 파트너 혹은 참여자로 활동한다. 웹소설에 도전하여 본선에 진출한 적 있으나 그보다는 호러/오컬트가 취향이라 그쪽으로 글을 쓰고 있다. 아, 채팅형 웹소설 플랫폼에서 작가로 활동한 적도 있다. 글과 콘텐츠가 관련된 일이라면 뭐든 하고 보았고, 신규로 시도되는 콘텐츠 유형 중에 내가 도전해보지 않은 일은 거의 없다.


지금은 SNS 플랫폼 콘텐츠 작가 겸 기획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SNS 마케팅의 시초(블로그 바이럴 마케팅) 때부터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던 고인물이기도 하다. <예술>과 <밥벌이> 사이에서 분투하다 보니 글밥을 먹으며 살아가는, 그 와중에 풀리지 않는 나의 예술혼은 어떻게 불태워야만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도 이골이 나 있다. 문제는 이걸 딱- 카테고리화시켜서 분류하거나 팔기 딱 좋을 만큼 정리하지 못했다는 건데 일하던 때처럼 하면야 누구보다 빠르게 정립할 수 있다.


다만, 하고 싶지 않아서다.


내가 바로 콘텐츠이고, 지금껏 내가 밥벌이 하고 살아온 길이 곧 마케팅인데 그냥 좀 쓰면 어때서? 죽을 타이밍을 놓쳐서, 아직 작가 데뷔를 못해서 밥벌이 은퇴를 못하는 바람에 나는 여전히 이것저것 맨땅에 헤딩하고 있다. 하면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러니까 브런치랑도 하면 된다- 해보고 싶은 거뿐이다. 매일매일 내가 갖고 있는 소스들을 글로 풀어내다 보면 어느 순간에 책으로 엮어낼 것들이 나오지 않을까-


꼬셔보는 건데, 싫음 뭐 별 수 없다. 그래도 좀 아쉽다.


1. 죽을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로봇>이라고도 불렸던 사회성 결여 환자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실제로 필자가 취직했을 때 부모님이 모두 놀랐고, 지금껏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것에 감탄하고 있다.

(회사에서 이미지는 보살이다- 타인에게 기대가 많지 않으면 보살이 된다! 실전 사회생활 TIP)


2. #맨땅에 헤딩- 내가 바로 콘텐츠다: 마케터가 되고 싶다면 우선 취직하라- 광고대행사에!

작가로 광고대행사에 취직했는데 정신차려보니 AE였고, 1년만에 PM 달았다. 회사 최초로 인플루언서 마케팅까지 했는데 가르쳐주는 사람 하나 없었다. 하면 다- 되더라, 진짜다. (100% 경험담 소개)


3.  퍼스트 펭귄되기: 데뷔하고 은퇴할 겁니다 [매번 늦던 사람의 도전기]

바다에 사는 무수한 천적 탓에 펭귄들이 망설일 때 가장 먼저 뛰어드는 펭귄이 퍼스트 펭귄이라네. 위험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선두"에 서는 용기 있는 펭귄이라는데, 무수한 글밥쟁이(글밥 먹는 월급쟁이)들에게 퍼스트 펭귄이 되어보고 싶다.


나는 준비되지 않은 퇴사는 하기 싫다. 글쟁이, 작가지망생이라고  낡아빠진 옷에 신발을 걸치고 글을 쓴다는  돈에 욕심내지 않는다는 거라는 고리타분한 과거의 #골방글쓰기  머물러 있기도 싫다. 이왕이면 명품백도 들어보고 싶고,   벌어서 꼬마빌딩도 사고 싶다. 비싼  그만한 값을 하기 때문에 비싼 것들도 누리며 살고 싶어서, 나는 완전히 준비가 되고 데뷔를 해서 정착한 후에야 은퇴할 거다. 대학 3학년 말미에 겨우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찾았고, 지금에서야 어떻게 해야할지 감을 잡았다.


앞으로 1년 안에 어떤 경로라도 작가 데뷔, 2-3년 안에 회사 은퇴하고 떵떵 거리며 잘 사는 게 목표라 에세이를 쓰고 싶은 것도 있다. 나의 도전기를 담아보는 거다. 이왕이면 브런치에 꾸준히 도전기 연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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