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저씨 Feb 05. 2024

집착...... 삶의 목적?

누구에게 인정받으려고 하는 건가?

지난 일요일에 카페에 이동하는 데, 평소와 다르게 길을 잃었다. 항상 가던 버스를 타지 않고 새로운 버스를 타고 가느라 생겨난 낭패였다. 내가 버스에서 내린 곳은 목적지에서 도보로 약 30분 떨어진 정류소였다.  


새로운 장소에 덩그러니 떨어진 나는 인근에 있는 커피숍을 찾아서 이동했다. 그리고 커피숍에 들어가 커피를 주문하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해봤다. “난 왜 계획과 틀어진 것에 대해 화가 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마 내 판단이 틀렸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한 것이라 생각했다.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예상치 못한 맛있는 커피맛을 느끼며 불쾌해 한 내 감정을 다시 한번 곱씹어봤다. “내가 틀린 게 그렇게 큰 일인가?” 생각해 보면 그렇게 큰 일도 아니다. 그냥 계획했던 곳을 가지 못한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커피 맛과 분위기가 좋은 카페를 찾아냈다. 결과적으로는 더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난 내가 틀린 것에 대해 견딜 수 없어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지난번 협력 기업과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생각하는 연결고리가 됐다.


내가 틀린 걸 못 견디는 건, “내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럼 내 가치가 어떻게 떨어지는 걸까? 그건 바로 다른 사람이 평가하는 나에 대한 가치를 말하고 있었다. 즉 내가 틀린 것에 대해 화가 났다기보다, 내가 틀림으로 인해 내려갈 수 있는 다른 이들의 나에 대한 가치 평가를 두려워했던 것이다.


허탈했다. 이젠 타인이나 외부의 평가로부터 제법 자유로워졌다 생각했었는데, 여전히 난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번 협력기업과의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약속을 지키지 않고 다른 이를 곤란하게 만든 것은 결코 용서받아서는 안 될 행동이다. 하지만 내 분노의 근원은 그들의 잘못된 행동이 아닌 나의 업무 역량에 대한 타인의 평판에 영향이 갈까 봐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컸다. 


20년 가까이 직장인으로 살면서 내가 발견한 가장 큰 깨달음은 “내가 하는 일이 내 가치를 나타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난 내가 하는 일에 목을 매달고 있었다. 이 일을 통해 내 가치를 남에게 인정받으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집착을 하게 되었고, 남의 평가에 무의식적으로 신경 쓴 것이다. 


다시 한번, 단세포적인 나 자신을 발견하고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태어난 김에 살아가고 웰다잉을 하자고 외치지만,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고 있는 내 모습을 보니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언제쯤이나 나의 나쁜 버릇을 고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상실의 시대 포스터(나저씨가 아이폰으로 촬영)


매거진의 이전글 꼰대? 입장차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