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약해져 간다는 것에 대한 불편한 사실
아침 일찍부터 대학병원에 왔다.
오늘은 6개월에 한 번 있는 부정맥
정기검사를 하는 날이다.
채혈을 하고 심전도 검사를 기다리고
있는데 내 앞에 있는 할머니와 중년의
남성에게 눈이 자꾸만 간다.
여태까진 보지 못했던 광경이었다.
그리고 불현듯 한 가지 생각이 떠 올랐다.
“내가 나이가 들어 할아버지가 되면
누가 날 병원에 데려다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론은 ‘아무도 없다’였다.
갑자기 외로움이란 감정이 날 덮쳐왔고
늙어가는 게 무서워졌다. 내가 살아온
인생이 후회되고 실패한 인생을 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써 괜찮을 거라 생각도 하고
지금 돈을 열심히 모아 노후에
아플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며 애써 부정적인
생각을 내 머릿속에서 떨쳐 버렸다.
오늘은 병원 검진이 끝나면
얼큰한 김치찌개를 먹고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뜨거운
아메리카노나 한잔 마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