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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만 않아도 훨씬 낫습니다.

by 프롬서툰

좋은 말씀이네요.

그런데 수술부터 하면 안될까요?



술 담배 줄이시고,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노력해 보세요.

가벼운 산책이나
규칙적인 운동도 좋습니다.

조금 더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무슨 증상으로 병원에 가든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좋은 말입니다.


그러는 게 좋겠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겠죠.


굳이 의사가 얘기해 주지 않더라도 말예요.




그런데 만약 산소호흡기 끼고 응급실로 실려온 사람을 내려다보며 저런 말을 한다면?




환자나 보호자에게 멱살 잡힐지도 모릅니다.




일단 수술실로!





지금 내게 필요한 건 그런 게 아냐



그 누가 어떤 위로나 조언을 해준다 해도 다 헛소리로 들릴 때가 있죠.


지금의 현실이 너무도 고달픈 사람에게는 말이에요.



물론 그게 좋은 말이라는 건 알겠습니다.


좋은 의도인 것도 알겠고요.



그럼에도 지금 상대방에게 필요한 건?



차라리 한 개비 담배, 한 잔 술이 더 위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눈앞이 깜깜하고, 바로 앞에 뭐가 있는지 손을 뻗어볼 여유조차 없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죠.





동병상련이 만병통치약이라니까



자꾸 그러지 말고,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

처지가 나은 사람 입장에서는 그 모습이 자칫 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자기 손으로 눈을 가린 채 비틀대다 아주 낮은 장애물에도 걸려 넘어지니 말예요.


그래서 선한 의도로 뭔가 해주고 싶겠지만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거예요.



여기서 다시 한번 말하게 되네요.



내가 힘들 땐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만 한 게 없습니다.





이게 다 외로워서 그런 거지



외로워서
힘든 겁니다.


다른 게 없어요.



외롭지만 않아도 훨씬 낫습니다.



현실이 어떻든 간에 말이에요.



우리는 같은 처지의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외롭지 않을 수 있거든요.




나 여기 있어요!



그래서 저는 가끔 누군가에게 그렇게 말을 겁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요.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그 일환이죠.



그렇게 우리 존재를 서로에게 알리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제 글을 읽고


조금 덜 외로워지셨나요?




그렇다면



지금 제 기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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