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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프로(%)의 마음입니까?

by 프롬서툰


내 믿음은 배신당한 적이 없어


나는 단 한 번도
확신을 갖고 투자한 적이 없었다.


하워드 막스라는 투자자가 그랬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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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망할 것 같은 하락장에서도 그가 갖고 있던 주식을 처분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지금 헐값에 주식을 팔고 난 뒤, 혹시라도 이 하락장이 끝나게 된다면?



분명 더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세상은 망하지 않는다.





그러한 그의 믿음은 단 한 번도 배신당한 적이 없습니다.




미국은 아직도 건재하니까요.






몇 프로?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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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는(혹은 했었던) 말이죠.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건 과연 몇 프로 정도의 확신으로 할 수 있는 표현일까?




하물며 프러포즈는?






오빠 달려, 왜 안달려?


결혼 적령기에 시작한 제 연애 상황은 뜻밖에도 급박하게 흘러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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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어서 달려.


내 마음보다 앞서 먼저 양가 가족들의 마음은 이미 결혼식장으로 달려가 있었기 때문이죠.



저는 지금의 배우자이자 당시 제 여자친구에게 하소연했습니다.



아니, 사계절 만날 때까지 지켜봐 달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요구인가? 정말 너무한다. 어떻게든 설득해 봐.






가족의 반대에 부딪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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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못해.
우리 아빠 무섭다고.


그렇다고 이렇게 등 떠밀려서 결혼할 순 없는 거잖아.




그런데 결혼 안 할 거야?




하더라도 지금은 아니지. 사계절은 만나보자고 얘기했었잖아.




나도 결혼하고 싶단 말야!




뭐...??




알고 보니 제 결혼을 저만 반대하고 있더군요.






우선 내 맘대로 해볼게



결혼 안 할 거면 지금 놔 줘.
나 어서 다른 오빠랑 소개팅 잡아야 해.


배우자는 그렇게 속 뒤집는 으름장을 놔버리더군요.




그래, 결혼하자.




그럼 프러포즈 준비해.




내가? 아니, 결혼은 자기가 하자고 해놓고...!






비혼주의자의 최후



만난 지 4개월 만에 결혼 이야기가 오가는 상황은 황당하기만 했습니다.



단 몇 달 지켜본 게 전부인 사람과 평생을 함께 살겠다는 결정을 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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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다 됐어. 아무 답이나 대충 써서 제출해.'





저처럼 주도면밀하면서도 우유부단하고 예민한 성격의 인간에게 그게 가능할 리가 없었죠.




결과적으로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저는 지금의 배우자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100%


그렇다고 해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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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저는 과연 이 결혼에 몇 프로의 확신이나 가졌을까요?



돌이켜보면 그것이야말로 인생을 건 도박이었구나 싶습니다.



결코 100%의 확신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언제나 100%의 확신을 기다린다면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당시 배우자의 저에 대한 확신은 100%였을지 몰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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