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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기분 좋은 사실이 하나 있어요.

by 프롬서툰

나 없이 살 수 있어? 없어?


오늘은 손에 꼽을 만큼 빡빡한 하루였습니다.



아침나절부터 여기저기 불려 다니다가 오후에는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가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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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같은 날씨에 장거리 이동을 하려니 진이 다 빠지더군요.



이동하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걸려오는 부서장의 전화.




야, 이럴 거면 그냥 따라오지 그랬어.







이러려고 불렀어?


출장지에서는 골치 아픈 문제를 두고 회의가 있었습니다.



답 없는 얘기들이 난무하는 테이블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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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기엔 심각한 상황인데 이게 이렇게 뭉개진다고?



그건 그렇고 어째 여긴 물 한 잔을 안 주냐.






바보 연기


나는
바보입니다.


그 생각만 하며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자리만 지키고 있었습니다.



민감한 사안이라 섣불리 의견을 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었거든요.




배우자도 신신당부하더군요.





절대 나서지 마. 의견 내지 마.





알았어, 알았다고.







고단한 하루


바보 연기도 제법 할만하더군요.



늘 잘해보겠다고 나섰다가 상처받거나, 일을 더 받거나 했는데 말이에요.



더 연습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샤워를 하고 그대로 쓰러졌네요.



그만큼 고단한 하루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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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말이야. 그 자식들, 기분 나빴어.






역시는 역시


저녁 식사는 피자로 때웠어요.



딸에게는 로제 스파게티를 만들어줬죠.



문득 술 생각이 나더군요.



근처 마트에 갔더니 병어회를 팔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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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회를 사서 성공한 적은 없었지만 병어는 또 처음이라 사봤네요.




결과는?





실패!






병어 한 점


구이용을 잘못 샀나?




그런 생각이 들 만큼 비린내가 나더군요.



억지로 먹을 수는 있지만 맛있게 먹을 순 없는 신선도.



마트에 남아있던 다른 병어들이 생각났습니다.




그 친구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버려지면 정말 의미 없는 죽음밖에 되지 않는 건데.



비린내 나는 병어를 한 점 더 입에 넣으며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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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넌 나한테 걸려서 다행이다.





이게 아닌가?






솟아날 구멍 하나쯤은 있는 거지


그래도
기분 좋은 사실이 있어요.

함께 출장을 갔던 후배가 헤어지면서 그러더군요.



그런 게 있어?



난 내일 당장 출근해서 출장 보고하기도 무섭다, 야.




내일이 금요일이라는 사실!




아하.




그래, 좋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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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도 모두 애쓰셨습니다.



일단 내일까지만 버텨보자고요.








https://blog.naver.com/surtune45/223727119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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