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지금
누구의 언어로 말하고 있나요?
저는 출근하는 차 안에서 늘 라디오를 켜둡니다.
김영철의 파워 FM(철파엠)을 즐겨 듣곤 해요. 오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김영철 디제이와 금요일 게스트가 코너 오프닝 멘트를 나누고 있었죠.
대화의 주제는 살면서 한 번은 꼭 해보고 싶은 일이었어요.
그런데 라디오를 잘 듣던 저는 한순간 어리둥절해지고 말았습니다.
해본 적이 있었는데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직 못 해본 일 중에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요?
김영철 디제이가 게스트에게 물었습니다.
- 저는 스카이다이빙을 해보고 싶어요.
- 그렇군요! 하지만 너무 무섭지 않을까요?
그런데 게스트가 받는 말이 좀 이상했어요.
- 전에 해본 적 있는데 무섭지 않고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 네? 잠깐만요. 스카이다이빙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면서 해봤더니 재미있었다고요?
말 똑바로 안 하면 구속
- 맞아요. 스위스 여행을 갔을 때 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는 뭐가 문제냐는 듯 다시 한번 말했습니다. 그래, 생방송으로 얘기하다 보니 잠깐 뭘 착각했나 보구나.
- 그럼 해본 적이 있는 거네요!
- 아니요, 해본 적은 없어요.
순간 디제이는 잠시 뇌 정지가 온 듯했고, 그건 저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뒤에 하는 얘길 듣고 나서야 의문이 풀렸습니다.
게스트는 과거에 스위스에서 교관과 함께 스카이다이빙을 해본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다음번엔 제대로 배운 뒤 혼자 타보고 싶다는 뜻이었어요.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고.
어쩌면 그렇게 반박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됩니다.
대화의 목적이 제대로 된 소통이라면 말이죠.
지능이 떨어지냐고요?
어디서나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특히 회사에서 일을 배울 때 그런 식으로 말하는 선배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나는 이제 막 일을 배우려는 사람인데 멘토들이 실무자들만 쓰는 전문용어와 줄임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써대는 거죠.
'혹시 머리가 나쁜 편인가요...?'
통 이해를 못 하는 저를 보고 딱하다는 듯 그렇게 묻는 선배도 있었습니다.
진짜 머리 나쁜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은데.
거의 외국어라고 봐야지
최근 회의장에서 만난 그들은 여전히 그렇게 말하고 있더군요.
알아듣는 사람은 알아듣지만, 모르는 사람은 모를 수밖에 없는 말들을 늘어놓는 거죠.
같은 한국말을 한다고 다 같은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땐 상대의 언어로 말할 필요가 있습니다.
때때로 그건 내가 쓰는 말과는 전혀 다른 언어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니까요.
마치 외국어처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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