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나를 구분하는 윤곽선 / 5분 스케치

by 프롬서툰


형태 그리기의 핵심은
대상과 배경을 분리하는 능력입니다.

5분 스케치 중 / 김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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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형태가 복잡해도 대상의 가장자리를 따라 구불구불한 윤곽선 긋는 연습을 해보라고 합니다.


그러면 스케치가 재미있어진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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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는 있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니 원.






상황 하나


이건 지금 내 마음일까,
아니면 네 마음일까?

종종 그런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가령 뷔페에서 한참 줄을 서있다가 마침내 소고기 큐브 스테이크 코너에 도착했는데 이럴 수가.


딱 5~6조각밖에 남지 않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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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아선 몽땅 다 내 접시에 올려놓고 싶은데, 3조각 정도만 집어 들고 집개를 그만 내려놓습니다. 내 바로 뒷사람을 생각하니 차마 욕심을 부릴 수 없는 거죠.


아리송합니다.


이건 눈치를 본 것일까, 배려를 한 것일까.






상황 둘


이번엔 놀이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딸이 오랫동안 기다렸다가 마침내 그네에 앉게 되었어요. 이제 막 그네를 타기 시작했는데 방금 그네에서 내린 아이가 바로 옆에 서서 성가시게 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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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탈 거야? 너무 오래 타는 거 아니야? 자, 10초 셀게. 1초, 2초, 3초, 4초…'


마음이 불편했는지 딸은 금방 그네에서 내려 버리더군요.


이건 확실히 알겠습니다. 딸이 그네를 양보한 건 명백하게 자신의 뜻이 아니라는 사실을.


엄밀히 말하면 '양보'가 아니라 빼앗긴 겁니다.





세상과 나


저는 아직도 세상과 나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워요.


양보를 한 것인지, 빼앗긴 것인지.


초대를 한 것인지, 침범당한 것인지.


다행히 지금은 짐작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 마음이 불편한 지 아닌 지를 가만히 지켜보면 되더군요.





나의 세계입니다.


세상과 나의 경계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윤곽선이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내 마음을 따라서 구불구불 선을 그어볼까요?


그러고 나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될 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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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턴 나의 세계입니다.


당신은 지금 허가 없이 국경을 넘고 있습니다.


접시에 담긴 큐브 스테이크를 즉시 내려놓고 돌아가십시오.


멈추지 않으면 경고 없이 발포할 수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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