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뭐 했어?
오늘은 미리 휴가를 냈었습니다.
주말 동안의 여행 일정이 빠듯할 것은 불 보듯 뻔했고, 당분간 회사일도 바쁠 예정이거든요.
일찍 일어나서 달리기를 하거나 스타벅스에 가야겠다는 계획은 아침 7시에 눈을 뜨자마자 접었습니다.
아직 여독이 풀리지 않아서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더군요.
휴, 오늘 휴가 잘 냈지.
한가로운 굿모닝
간신히 8시에 등교하는 딸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아내도 휴가라서 친구를 만나고 오겠다며 집을 나서더군요.
저도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느지막이 조간신문을 집어 들고 아파트 정원에 나갔습니다. 선선해진 날씨에 바람을 맞으니 기분이 좋아져서는 카페나 서점에 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하지만 그랬다가는 금세 피곤해질 것 같아서 귀가 후 다시 취침.
벼락치기
아내와 딸은 집에 들어왔다가 각자 일정에 따라 다시 외출하는 것을 반복했고, 저는 빈둥거리다가 또다시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이번엔 좀 길게.
눈을 뜨자 어느새 오후 6시더라고요. 급히 밖으로 나가 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15분 정도 달리기를 했습니다. 마음 같아선 더 달리고 싶었지만 아내로부터 호출이 왔거든요.
'오늘 밥 뭐야?'
으휴, 안 그래도 들어가는 길이다.
다 했어
근데 오늘
하루 종일 뭐 했어?
식사를 다 마치자 그제야 아내가 저에게 묻더군요.
딸 학교 갈 때 인사하고!
밀린 신문도 읽고! 낮잠 자고! 점심 먹고!
자다가 일어나서 달리기하고!
다 했어.
'한 거 없네?'
아내는 빈정거렸지만 분명히 오늘은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날이었으리라 믿어봅니다.
비어있는 것은 빼곡하게 채우고, 채우고 나면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서 오늘은 이렇게 마블링이 한 줄 새겨지는 것이겠지.
마블링,
이미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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