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오늘
어제는 이번 주 들어서 가장 추운 날 외근을 하게 됐습니다.
얼마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다행히 일정까지 가혹하진 않았습니다.
회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간단한 회의를 하고 오면 됐거든요.
작년 가을에 입사했던 신입 직원과 함께요.
변화구
운전하며 가는 길에 물었습니다.
- 일은 좀 어때요? 할만해요?
- 모르겠습니다. 왜 자꾸 담배를 피우고 싶을까요?
조수석에 앉아있던 신입은 그렇게 말하고는 웃더군요.
- 담배? 담배 피워요?
- 아니오. 그런데 자꾸 피우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 아, 일이 힘들다는 뜻?
- 네, 뭐, 그렇다고 봐야죠. 하하.
흠.
변화구를 던지는 이유
- 원래 사는 곳은 여기에요?
- 아니요, 서울입니다.
- 서울 좋죠. 나중에 이동 신청하겠네요?
- 아, 아니에요. 경기도예요. 왜 제가 서울이라고 그랬을까요? 하하, 경기도입니다.
흠.
어수선한 대화가 오가는 와중에 옛 생각이 나더군요.
저 역시 신입 때 저러지 않았을까.
누가 뭘 묻거나 혹은 그러지 않아도 저 혼자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다가는 헛나온 말을 수습하느라 진땀 빼는 식.
할만해질 거야.
신경 써서 관리해야 될 게 많아서
좀 무섭습니다.
일은 좀 어떠냐는 질문에 마침내 나온 그럴듯한 대답이었어요.
- 나도 신입 때엔 다 무섭고 부담스러웠던 것 같아요. 이러다 큰 사고라도 나는 거 아닌가 걱정한 적도 있었는데 아니더라고요. 지나고 보니까 방법이 다 있었어요.
- 그건 선배님께서 최선을 다하셨기 때문 아닐까요?
신입은 마치 면접관에게 해야 할 법한 대답을 하더군요. 속으로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낯간지러운 말이었지만 더 간지럽혀 달라 조르고 싶은 마음은 뭔지.
'그래, 넌 합격이다.'
- 아무튼 할만해질 거예요.
신입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출장 또 갈래?
회의는 잘 마쳤다고 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형식적인 회의였으니까요.
- 그런데 꼭 라디오 듣는 것 같습니다. 선배님 목소리가 듣기 편안하네요.
- 그래요? 고마워요.
- 지난 연말 회식에서 말씀하실 때는 굉장히 하이톤이셨던 거 같은데.
- 그건 부서장이 옆에서 자꾸 화나게 해서 그랬던 거고.
- 내리기 싫습니다. 선배님 이야기 더 듣고 싶어요.
블로그 주소라도 알려줘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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