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전날 일기예보에서 눈이 온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대구에는 눈 같은 눈이 내린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죠.
올해 겨울에도 그랬어요. 이번엔 다른가 싶었던 날에도 어김없었습니다.
눈은 금세 그쳤고 그만큼 빠르게 녹아버렸죠.
하지만 오늘은 정말 다르더군요.
이번엔 우리 딸도
눈 구경 할 수 있겠네.
출근길에 눈이 오는 기세를 보니 그랬습니다.
딸이 학교를 갈 때까지는 그치지 않을 것 같더군요.
뜻밖의 일
'어? 왜 없지?'
눈 오는 풍경의 낭만을 즐기려던 참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운전을 하며 평소처럼 오른손으로 수납함을 뒤적였는데, 회사 출입증이 좀처럼 잡히질 않는 거예요.
신호 대기 중에 다시 살펴보니 어디에서도 출입증이 보이지 않더군요.
가방에도, 차량 바닥에도, 뒷자리에도.
이걸 어쩐다?
가장 불편한 건 역시
출입증이 없으면 건물 안팎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랍니다.
지나가는 아무 직원이나 붙들고 들여보내달라고 부탁을 해야 하는데 그게 참 못할 짓이거든요.
특히나 오늘처럼 궂은 날씨에는 더더욱.
무엇보다 정말 잃어버린 거라면 재발급을 신청해야 할 텐데 부서장에게 또 얼마나 잔소리를 들어야 할지 끔찍했습니다.
- 주머니 다 찾아봐도 없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직 출근 전이던 아내에게 전화를 해봤지만 소용없는 일이었어요.
뻔한 사람
평화롭게 눈 오는 아침의 낭만을 즐기려던 저는 낭패감에 사로잡혔습니다.
운전을 하는 동안 가만히 기억을 되짚어봤어요.
'주말에 출근했을 때 외투를 갈아입으며 캐비닛 안에 넣어뒀을 거야.'
물론 어딘가에 흘린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분명 사무실 책상 위가 아니면 캐비닛일 거라고 믿었습니다.
저는 뻔한 인간이니까요.
주차를 마치자마자 서둘러 사무실로 향했어요.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캐비닛으로 가서 문을 열었습니다.
'그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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